美 국토부 장관 150년 만의 탄핵, '탄핵 주도' 공화당에 역풍 가능성
2024-02-15 15:21
트럼프 진영 극우 의원들, 탄핵안 주도
올해 대선, 중간선거 앞두고 정치적 성격 짙다는 비판
올해 선거에서 공화당에 역풍 가능성
올해 대선, 중간선거 앞두고 정치적 성격 짙다는 비판
올해 선거에서 공화당에 역풍 가능성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미국 정부 각료로는 약 150년 만에 처음으로 탄핵당한 가운데 탄핵을 주도한 공화당이 올해 대선 및 중간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공화당 다수인 하원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표결에서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을 214대 213, 1표 차이로 가결시켰다. 이에 마요르카스 장관은 1876년 이후 약 150년 만에 처음으로 탄핵당한 각료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주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 통과에 실패한 공화당은 트럼프 진영 극우주의자로 평가받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조지아주) 등을 주축으로 재차 탄핵안을 추진해 1표 차이로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 측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불법 입국자들에 대한 국경통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탄핵 이유를 설명했다.
탄핵을 주도한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그(마요르카스 장관)는 국가와 국경 안보에 계속 위협이 될 것임을 보여줬다"며 "그의 직무 및 법률과는 전혀 양립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 정부가 취했던 강경한 이민정책을 계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주당을 줄곧 비판해 왔는데, 올해 선거를 앞두고 마요르카스 장관에게 비난이 집중된 모습이다.
하지만 탄핵이 최종 결정되기 위해서는 상원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 다수인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물론 멕시코 등을 통한 불법입국 문제가 있지만 탄핵 근거로 삼기에는 빈약하고,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성격이 짙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웬 무어 공화당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은 "나는 또다시 정치적 동기가 있고 근거는 없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에 '노'라고 투표했다"며 "공화당 동료들 중 일부 역시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은 근거가 없다는 데 동의했고, 그것이 처음에 탄핵안이 실패했던 이유"라고 말했다.
따라서 공화당이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무리하게 탄핵을 진행한 가운데 올해 11월 있을 대선 및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도리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클 게르하르트 노스캐롤라이나 법학대학원 교수는 미국 매체 NPR에 출연해 "그들(공화당)은 선거가 있는 해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흠집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탄핵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은 이민 정책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패트리샤 로페즈는 예전에 공화당이 미네소타, 위스콘신 등에서 여러 번 탄핵을 통해 보건국장 등 주요 행정부 인사들을 쫓아낸 이력이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번 탄핵 사건이 공화당에 반격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그는 "위기가 공화당 유권자들에 있어 최우선 관심사인 시기인 때에 공화당의 반복된 위기 대처 실패를 크게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14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상원이 빠르게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 부결을 위해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