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통보 미루는 민주당…"탈당 문제 골머리"
2024-02-14 17:30
선거구 획정 이후 통보 방침…개혁신당 합류 우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임혁백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경선 후보 심사를 진행했다.
그는 심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하위 20%에 걸린 분들도 경선 기회를 줘야하기 때문에 그 일정과 맞물려 있는데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선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선거구 획정 전까진 하위 20% 현역 의원들에게 통보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선거구 획정은 이제까지 선거일 30~40일 가량 앞둔 상태에서 이뤄져왔다.
민주당 하위 20% 현역 의원들은 경선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하위 20%는 20%가 감점되고, 하위 10%에 속하면 30%가 깎인다. 사실상 공천배제(컷오프) 대상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이 범위에 묶이는 의원은 총 31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이 하위 20% 통보를 미루는 것은 현역 의원들의 '이탈 우려'가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 심사 결과에 납득하지 못한 현역들이 제3지대인 개혁신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 실제 이해찬 상임고문이 당대표 시절이던 4년 전 총선에서도 하위 20%에 포함됐던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들도 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물밑 접촉을 이어나가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신당은 현역 의원 5명을 확보할 경우 6억원 대의 선거 보조금이라는 현실적 이득도 있다. 현재 개혁신당 소속 현역은 4명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지난 총선 때도 반발과 탈당 문제로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았다"며 "이것 때문에 이해찬 상임고문 역시 명단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도부 입장에선 발표 시기를 늦추고 비공개로 하는 것이 당 전체의 이익이라고 보고 있다"며 "하위 20%에 속하는 의원 개개인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지만, 당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