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실적 정상화 노린다

2024-02-13 14:43
1월에만 국내외 게임사 9곳 인력 감축 단행
실적 부진 탓…차별화 전략으로 개선 시도

 
게임업체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선 엔씨소프트·넷마블·컴투스·데브시스터즈 등 4곳이 지난달에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모두 지난해 실적에 부침을 겪었던 곳들이다. 이들은 공격적인 고정비 절감과 더불어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 올해는 반드시 실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사 중 총 9곳이 지난 1월에만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국내 업체는 4곳이 포함됐다.
 
엔씨는 자회사인 엔트리브 법인을 정리하면서 운영 게임 서비스도 함께 종료했다. 데브시스터즈는 게임 '브릭시티'의 개발 인력 중 상당수를 감원했다. 컴투스 역시 두 자릿수의 개발 인원 감원 조치를 단행했다. 넷마블은 손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 법인을 접고 종사자 70여명을 전원 권고사직했다.
 
이러한 조치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실적과 맞닿아 있다. 엔씨의 작년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직전년보다 75%나 급감했다. 데브시스터즈도 연간 4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에 177억원의 영업익을 내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지만, 연간으론 696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오는 15일 실적 발표를 앞둔 컴투스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게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여기엔 코로나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 이후 이어진 업황 침체와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
 
국내 업체 4곳은 올해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엔씨는 기존 리니지를 중심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왕좌 수성에서, 장르 다양화를 실현하는 쪽으로 전략을 크게 바꿨다. 올해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인 '배틀크러쉬',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BSS', 실시간 전략(MMORTS) 게임 '프로젝트G'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중 MMORPG 장르는 단 하나도 없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에만 5개의 신작을 쏟아낸다. 적극적인 신작 출시는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컴투스는 전 세계 최상위 게임 퍼블리싱(유통·운영)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각 장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퍼블리싱 게임 3종을 선보이며 변화의 포문을 연다. 데브시스터즈는 대표작인 '쿠키런' 지식재산(IP)을 활용해 다양한 수익 실현을 꾀한다.
 
이와는 별개로 당분간 게임업계의 인력 감축 현상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대형 업체들이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에 게임부서 인력 중 1900명을 감원했다. 유니티와 라이엇게임즈 역시 각각 1800명, 530명의 인원을 줄였다. 트위치와 디스코드 감원 인원 역시 500명, 170명으로 적지 않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게임사를 중심으로 조직의 내실을 다지고 재정비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 등도 겹쳐 국내 업체들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