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지난해 '사상 최대치'···고금리 장기화에 "은행 이자보다 월세 낫다"
2024-02-13 18:20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초고가 월세 계약이 꾸준히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가 안전하다는 인식이 커진 데다 고금리에 은행 대출 이자가 크게 올라 월세와 큰 차이가 없다는 시각에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초고가 월세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아파트 계약(신규·갱신 합산)은 1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사상 최대인 2022년(177건)을 웃도는 수준이다.
2018년 8건에 불과했던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계약은 2020년과 2021년 24건과 79건으로 증가세를 유지해 왔으며 2022년에 접어들며 크게 늘었다.
자치구 별로는 용산구 52건, 성동구 51건,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39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4개 자치구 합계가 181건으로 전체의 98%에 달하는 등 쏠림현상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과 전세 사기 우려가 맞물리면서 초고가 월세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국내 기준금리가 3.5%를 유지하고 있어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최대 6%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수십억원 규모의 전세 대출을 일으켜 수천만원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가 경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서는 올해도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어 초고가 월세 계약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 연구원은 "전체적인 월세 가격도 상승하고 있어 올해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실질적으로 전세대출 금리가 낮아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