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학 열풍에...보건계열 사교육비 4년새 20만원 올랐다

2024-02-11 09:32
보건·복지 계열 사교육비, 전년 대비 12.7%↑
의약학 계열 진학 학생, 상당부분 차지 추정
의대 정원 증원 발표에 사교육비 더 늘 듯

[사진=연합뉴스]
의대 진학 열풍이 거세지면서 최근 4년간 보건·복지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고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2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고3이 대입을 치르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하면서 대입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반수생'을 포함한 'N수생'이 증가하면서 사교육비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보건·복지 계열 진학대학을 희망하는 고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2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12.7% 늘어났다. 

보건·복지 계열에는 의학, 간호학, 약학, 한의학, 보육, 복지, 상담학 등이 포함된다. 이중 의약학 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사교육비를 상당 부분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들의 사교육비는 11개 희망 계열 가운데 '자연과학, 수학·통계학'(61만4000원), '예술·인문학'(55만6000원), '사회과학, 언론·정보학'(53만9000원)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증가율로 보면 '경영, 행정·법'(16.5%)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보건·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 월평균 사교육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8년과 비교해보면 보건·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3000원에서 63.7%(20만6000원) 증가했다. 전체 11개 희망 계열 중 증가율이 가장 크다. 

보건·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의 사교육비가 커진 것은 최근 '의대 쏠림 현상'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만 해도 컴퓨터공학과, 전기공학, 화학과 등에 인재가 몰렸으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로 대량 실업 사태를 겪은 1990년대 이후 안정적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의대로 인재가 몰리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의대 진학을 위한 사교육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2025학년도 입시의 의대 정원 규모는 5056명으로 올해보다 2000명 확대했다. 계획대로 증원이 되면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게 된다. 정부가 의대 정원 대폭 확대를 하기로 한 것은 의사 수가 부족해 지역·필수 의료가 붕괴 위기에 처한 만큼 지금에라도 의사를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사교육비 통계에 잡히는 의대 진학 희망생의 사교육비는 과소 추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N수생을 포함한 직장인까지 의대 진학에 뛰어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교육부·통계청에서 만드는 사교육비 통계는 초·중·고교 학생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N수생 사교육비 통계가 잡히지 않아 현실과 동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