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명절 책 선물에 분주해진 금융권…"함의를 찾아라"

2024-02-10 16:14
자본금융 활성화 방안 제시한 도서에 이목 집중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국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인구구조, 기후, 기술 변화 등의 주제를 다룬 책들을 선물했다. 금융권에서는 도서 목록을 놓고 향후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간부들에 선물한 도서 중 찰스 굿하트와 마노즈 프라단이 지은 ‘인구대역전-인플레이션이 온다’가 눈길을 끈다. 이 책이 자본금융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굿하트는 고금리·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면 과잉부채 문제가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향후 전 세계에서 노동인구 감소, 부양 비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저성장·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부채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 이른바 ‘부채함정’에서 탈출하기 위해 금융시스템을 부채금융 중심에서 자본금융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대출기관과 대출자가 수익을 공유하는 지분 대출을 활용하고, 기업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자금을 조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책 선물은 이 밖에도 빌 게이츠의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조너선 해스켈과 스타이언 웨스트레이크이 지은 ‘미래를 다시 시작하다-무형경제 해결책(Restarting the Future: How to Fix the Intangible Economy)’ 등 3권으로 이뤄졌다.

인구구조, 기후, 기술 변화 등의 주제 선정은 금융발전심의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에서의 급격한 변화가 금융시장에 광범위하고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 금융발전심의회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도 지난 7일 금융발전심의회에서 “올해 인구·기후·기술 관련 전문가들과 태스크 포스(TF)를 운영해 세 분야의 변화가 금융에 주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위원회 안팎에서는 이번 책 선물을 두고 금융당국이 TF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간부들의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복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