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폭등에 목표주가 올리는 증권사들…"과도하다" 지적도

2024-02-09 08:42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설계업체 ARM 주가가 48% 폭등했다. 전날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자동차·인공지능(AI) 호조에 힘입은 전망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ARM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Arm 주가는 전날보다 47.9% 급등한 113.89달러(15만1587원)에 장 마감했다. 주가는 한때 64%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상장 이후 100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RM의 작년 4분기 매출은 8억2400만달러(1조1000억원), 주당순이익은 0.29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인 7억6100만 달러 매출과 0.25달러의 주당순이익을 크게 웃돌았다.

또한, 올해 1분기 실적은 자동차와 인공지능(AI) 시장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8억5000만∼9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28∼32센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예상치 매출 7억8000만달러와 주당순이익 0.21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ARM측은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과 자동차 회사 및 클라우드 제공업체에 대한 매출 증가로 인해 실적이 늘었다. 사용료(로열티) 매출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반도체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지난해 4분기 강력한 성장세로 돌아섰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인공지능(AI)가 주도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실적 개선 전망에 AI가 자리잡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 7곳은 ARM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미즈호증권은 ARM 목표주가를 기존 85달러에서 100달러로 상향했따. 이밖에 씨티그룹(86달러→115달러), 키뱅크(75달러→120달러), JP모건(70달러→100달러), 제프리스(98달러→115달러), TD코웬(80달러→95달러), 웰스파고(85달러→100달러)도 목표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ARM 주가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ARM이라는 기업의 잠재력은 모두가 인정하겠지만, 주가는 이미 잠재력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ARM 주식은 PER(주가수익비율) 70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성이 보다 가시적이고 또 신고가를 경신한 엔비디아 PER인 32.7배 대비로도 2배 넘는다. ARM은 적은 유통 주식수와 중국 관련 불확실성 등 리스크 요인들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9월 나스닥에 상장한 ARM은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의 팹리스'로 불린다. 1990년 영국에서 설립한 ARM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애플, 화웨이, 미디어텍 등 세계 1000여 기업에 반도체 기본 설계도인 아키텍처(프로세서 명령어)를 만들어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ARM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분야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