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권당국 수장 '규제 전문가'로 교체...증시 불안 잠재울까
2024-02-08 14:50
은행 출신 전통 깨...증시 감독 경험 있는 최초 수장
공매도 등 단속 강화로 증시 안정 기대
"장기적 효과 위해선 경제 회복 동반돼야"
공매도 등 단속 강화로 증시 안정 기대
"장기적 효과 위해선 경제 회복 동반돼야"
중국 증권 당국 수장이 전격 교체됐다.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조짐 등 경기 둔화 우려로 중국 증시가 크게 흔들리자, 당국이 수장 교체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다만 장기적인 주가 안정을 위해서는 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우칭 전 상하이시 당 부서기(吳清·59)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10대 주석으로 임명됐다.
1965년생 안후이성 출신인 우칭은 중국 상하이재경대에서 재정학을 전공했으며 인민대 재정학석사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영학석사(MBA), 인민대 경제학박사를 취득했다. 1989년 증감회 입사, 2010년 상하이시로 자리를 옮겨 당 위원회 서기 등을 지내다가 2016년 다시 증권계로 복귀해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이끈 바 있다.
우칭은 2005년 증감회 위험처리실 주임으로 승진한 후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우칭은 고객예탁금을 불법적으로 운용한 증권사 31곳을 잡아들였고, 증권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중개업자(브로커)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후 2009년 증감회 펀드부로 자리를 옮긴 우칭은 펀드매니저 등 관련 종사자들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관행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투자자들의 신임을 얻었다.
상하이시에 있을 때도 우칭은 증권시장 발전을 위해 힘썼다. 상하이 훙커우구에 있는 금융 기업은 우칭 부임 2년 만에 300% 이상 늘었고, 중국 내 최초 헤지펀드단지와 벤처투자센터 등 전문 금융기관도 잇따라 설립됐다.
다만 이번 인사가 갑작스럽게 이뤄진 만큼 내부적으로는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일반적으로 인사 교체는 사전에 미리 공유되는데 (이번에는) 보도 전에 공산당 내부에서 인사 교체에 대한 발표가 없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수장 교체는 단기적으로 주가 안정의 효과를 낼 수는 있겠지만 중국 증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부양책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순젠보 차이나비전캐피탈 설립자는 "우 주석의 금융 규제 경력은 당국이 공매도와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달래줄 수 있지만 정책적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