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위 독립案' 이달 중 나온다는데...전기료 현실화는 '요원'

2024-02-07 17:23
연구 보고서 평가회·의견 반영 등 최종 수정 중
참고 자료로만 활용...전기위 독립 현실화 '글쎄'
이번 전기료 결정 정치권 입김에 좌지우지될 듯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차일피일 미뤄진 전기위원회(전기위) 독립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된다. 다만 연구 용역 결과는 정부 의사 결정 시 참고 자료로만 활용돼 전기위 독립 여부 결정과 전기 요금 현실화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7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전력시장·요금 규제 거버넌스의 독립성, 전문성 강화 방안' 연구 용역 결과가 빠르면 이달 내, 늦어도 다음 달에는 발표될 예정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2022년 10월 법무법인 태평양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해당 연구과제를 발주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연구 과제에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인 전기위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연구 결과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에너지 업계의 숙원인 독립적인 에너지규제위원회 관련 내용과 전력 계통에 관한 거버넌스, 에너지 정책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 연구 용역은 당초 지난해 6월 마무리 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업부가 연구 수행 기간을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나 연장하며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전기위가 독립하면 산업부가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해 산업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이 있었다. 당시 산업부는 세계 각국 사례, 각종 데이터 등 추가 보완 작업을 하다 보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말까지 해당 과제를 완료해 용역 대금 수령까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구 보고서에 대한 평가회와 평가 의견 반영 등 최종 수정 중이다. 이 작업은 빠르면 이달 중 마무리해 올 1분기에는 연구 용역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된다고 해서 당장 전기위 독립 여부가 결정되는 건 아니다. 연구 결과는 정부가 전기위 독립 논의를 할 때 참고 자료로만 활용돼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각종 논의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해 전기위 독립 여부가 결정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차관급인 전기위 위원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건 법 개정 사안이어서 국회 통과 등 넘어야 할 관문이 더 많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위 독립은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기획재정부 등 얽혀있는 이해관계자가 많아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선 이후 본격화할 전기 요금 인상 여부 결정에도 정치권 입김이 과도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전기요금 원가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화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전기위 독립도 사실상 물거품 된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