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대형 뷰티기업은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소 뷰티기업들은 ‘알짜’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업계 투톱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나란히 부진한 성적을 받아 들었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중국 시장 부진이 이어진 결과다. <관련기사 14면>

먼저 LG생활건강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3% 감소한 6조8048억원, 영업이익은 31.5% 줄어든 4870억원으로 집계됐다. 화장품 사업만 보면 영업이익 감소율이 52.6%에 달한다. 해외 매출도 2조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정도 비슷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줄어든 4조213억원, 영업이익은 44.1% 감소한 1520억원이었다.

국내 사업 매출은 면세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14.4% 줄어든 2조210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국내 영업이익은 34% 하락했다. 해외 사업 매출은 중국 시장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5.5% 줄어든 1조3918억원에 그쳤다. 채널 재조정과 마케팅 투자가 늘어 영업손실 432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반면 중소 뷰티 기업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인디 브랜드가 중국이 아닌 미국, 일본 등에서 빠른 외형 성장을 이루며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마녀공장 △롬앤 △어뮤즈 등이 있다. 

실제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 규모는 매년 성장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54억 달러(한화 약 7조1700억원)로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이는 중소기업 수출품목 가운데 수출 실적 1위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이 줄었지만 오히려 수출 규모가 늘어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은 14.4% 감소했지만 미국과 일본에 대한 각각 수출이 47.2%, 12.9% 늘어났다. 수출국 다변화 전략을 통해 중국발 타격에서 벗어나 글로벌 성장을 이끈 것이다.

인디 브랜드 수요가 늘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덩달아 성장했다.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중소 브랜드 주문과 기존 고객사에서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인디 브랜드 119곳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며 전체 고객사 수를 1300여 곳으로 늘렸다. 한국콜마도 주요 고객사인 스킨1004 매출이 2022년 330억원에서 지난해 11월까지 588억원으로 늘어났다. 선케어 브랜드 조선미녀 매출도 2020년 1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추정치)까지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