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불발에...하림그룹 "경영권 담보 없는 거래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2024-02-07 11:57
7일 HMM 인수 무산 관련 입장 밝혀..."입장 차 있어 협상 쉽지 않았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유대길 기자]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림그룹은 7일 국내 최대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과 관련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 왔지만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하림그룹의 팬오션과 재무적 투자자(FI)인 JKL 컨소시엄은 HMM 경영권 이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지난해 12월 20일부터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림 측은 “자체 자금, 인수금융, FI 등을 통해 8조원 정도의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한 상태였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 간의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HMM의 유보금(현금자산)을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위해 HMM 내부에 최우선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조건을 두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이날 매도인(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측으로부터 협상 결렬을 공식 통보받았다.

하림그룹은 △HMM의 현금배당 제한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 △정부 측 사외이사 지명 권한 등의 조항이 담길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해 왔으나, 매각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하림은 팬오션을 통해 해운물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하림 관계자는 끝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인 당사에 대해 부당한 비난과 허위 주장들이 일부 언론과 노조 등을 통해 제기됐지만, 일일이 해명하거나 대응할 수 없었던 것 또한 비밀 준수계약을 성실하게 지키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