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패트리엇' 천궁-Ⅱ, 사우디 4조원대 수출계약 확정

2024-02-06 21:57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방산전시회(WDS)에서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 부사장, 칼리드 빈 후세인 알 비야리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차관, 모하메드 빈 살레 알 아텔(Mohammed bin Saleh Al-Athel) 사우디 군수산업청(GAMI) 부청장 등 참석자들이 천궁2 계약 서명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32억 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계약이 확정됐다.

국방부는 6일(현지시간) 사우디를 방문한 신원식 장관과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의 회담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국내 방산업체 LIG넥스원과 사우디 국방부 간 체결한 천궁-Ⅱ(M-SAM2) 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공개했다.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방산전시회(WDS)에서 칼리드 빈 후세인 알 비야리 사우디 국방부 차관, 모하메드 빈 살레 알 아텔 사우디 군수산업청 부청장과 계약 체결을 공표하는 '서명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 계약에는 천궁-Ⅱ 다기능레이다(MFR)를 생산하는 한화시스템, 발사대를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디펜스)도 이름을 올렸다.

천궁-Ⅱ는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돼 LIG넥스원이 제작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 무기체계다. 탄도탄과 항공기 등 공중 위협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2017년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2018년부터 양산했다.

천궁-Ⅱ는 탄토탄 요격을 위한 교전통제 기술, 다기능 레이더의 추적기술, 다표적 동시교전을 위한 정밀 탐색기 등이 적용돼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다.

또 유도탄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전방 날개 조종형 형상 설계 및 제어 기술과 연속 추력형 즉추력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최대 사거리는 40㎞로,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에 사용된다. 1개 발사대에서 유도탄 최대 8기를 탑재해 연속 발사할 수 있고, 항공기 위협에 360도 전 방향 대응이 가능하다.

천궁-Ⅱ는 여러 번의 시험 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했다. 특히 시험발사 당시 공중에서 2차로 점화한 뒤 마하 4.5(약 5000㎞/h)속도로 날아가 약 40㎞ 떨어진 표적을 정확히 맞춰 항공기 요격 능력을 과시했다.

천궁-Ⅱ의 수출은 2022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K-방산'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지난 1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카타르 등 중동 3개국 공식방문에 나선 신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리야드 세계방산전시회(WDS)에서 사우디 국방장관을 만나 협력 방안을 이야기했다.

두 장관은 한국 방위사업청과 사우디 국방부 간 '중장기적인 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참관하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신 장관의 3개국 방문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국가에서 진행한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방문하는 3개국은 방산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협력 성과가 많이 있었거나, 풍부한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라며 "중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방산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