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매각 나선 11번가, 큐텐·알리바바 누구 품에 안길까

2024-02-06 16:34

11번가 CI [이미지=11번가]

11번가가 재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11번가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알리바바와 큐텐이 유력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11번가 기업가치를 절반으로 낮춰 재매각 추진에 나섰다.

앞서 11번가는 지난해 말 최대 주주인 SK스퀘어가 FI 지분을 사갈 수 있는 권리(콜옵션) 행사를 최종 포기함에 따라 FI 주도로 재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11번가의 유력 인수 후보로는 중국의 알리바바와 글로벌 직구 플랫폼 큐텐이 꼽히고 있다. 두 플랫폼 모두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11번가는 최근 이커머스 시장 변화로 인해 막대한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지만, 브랜드 경쟁력과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여전히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로 한국시장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큐텐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 상태다. 실제 큐텐의 경우, 11번가 인수 결렬 직전까지 인수 의사가 있었고 최종 막판 조건 조율 과정에서 어긋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의 몸값이 5000억원대로 낮아진 것도 인수의 긍정적 요소다. 당초 큐텐은 11번가 몸값으로 6000억원 수준을 원했지만 지난해 매각 당시에는 1조원 안팎으로 평가됐다.

더욱이 현재 큐텐은 해외 직구(직접구매)와 역직구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어 11번가의 콘텐츠 경쟁력이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11번가의 입점 셀러도 흡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현재로선 큐텐이 인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 등의 잇단 인수로 보유 현금 자체가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하게 될 경우, 국내 초저가 이커머스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해외에 강한 큐텐과 11번가의 충성고객이 만나면 거대 중국 초저가 이커머스 플랫폼과도 대적할 만한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