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언 보험개발원장 "실손 간소화 중계기관 선정되면 진면목 드러낼 것"

2024-02-01 16:02
기자간담회 통해 자신감 내비쳐…"임직원 전체가 일종의 TF…10월까지 시간 촉박"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보험개발원의 업무 추진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보험개발원]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중계기관으로 선정되면 보험개발원의 진면목을 드러낼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개정 보험업법이 시행되는 오는 10월까지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중계기관 선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허 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계기관 임무를 맡을 수도 있어서 임직원 전체가 일종의 태스크 포스(TF)처럼 움직이고 있다”며 “보험개발원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원장인 저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계기관 선정 이슈는 지난해 10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보험업계와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개정 보험업법이 시행되면 병원·약국 등 의료기관은 환자의 요청에 따라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야 하는데, 이 업무를 전송대행기관(중계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보험업권은 내심 보험개발원이 중계기관으로 선정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민감한 의료 정보를 보험개발원에 맡길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기록은 의료법에서 강력하게 규제할 정도로 민감한 개인정보인데, 특정 기관에 민감한 의료 정보가 쏠리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보험 관련 기관이 아닌 민간 핀테크 기업에 맡기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허 원장이 보험개발원의 중계기관 선정을 공개적인 목표로 내걸자 의료계와 보험업계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허 원장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시작되는) 10월 25일까지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며 의료계와 보험업계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민감한 의료 정보를 다루는 데 보험개발원만큼 적합한 기관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올해 ‘보험산업 데이터 혁신 플랫폼 도약’을 목표로 △보험산업 사업 확장 △통합 인프라 구축 △신시장 수요창출 △새 제도 자문 서비스 등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기획·결합·상품화 기능을 통합한 ‘데이터신성장실’을 신설하고 AI·빅데이터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AI와 사물인터넷(IoT)을 합친 개념인 ‘지능형사물인터넷(AIoT)’에 기반한 새 사업모형을 발굴해 제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 원장은 “보험산업은 전통적 사업모델에서 탈피해 새로운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보험개발원은 보험산업에 새 미래를 제시하는 최고 자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보험산업 위기 극복과 미래성장동력 창출,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