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으로 전파" 유럽 뒤집더니…홍역, 국내에도 이미 유입됐다

2024-01-31 14:46
전 세계 홍역 유행에 국내서도 '해외 유입' 잇따라
질병청, 의료기관에 '해외여행력 확인' 등 "감시 강화"

[사진=아주경제 DB]

지난해 유럽에서 환자 수가 45배 급증하는 등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홍역이 국내로도 유입된 걸로 확인됐다.

이에 방역 당국은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 감시에 나섰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최근 병의원에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 설 명절 연휴 해외여행 증가, 개학 등을 고려해 홍역 의심 환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질병청은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외 유입으로 인한 홍역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선제적 조치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환자 진료할 때 문진을 통해 해외여행 여부를 확인하고, 해외에서 들어온 환자가 발진이나 발열이 있을 경우 홍역을 의심해 진단검사 실시와 관할 보건소 신고를 당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달에 해외서 유입된 홍역 환자 1명이 발생했고 지난해엔 8명이 보고됐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4명이 발생한 데 이어 이달에 1명이 추가돼 4개월 동안 5명이 나왔다. 모두 해외 유입 사례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엔 단 한 명의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홍역이 전 세계 유행을 한 데다 외국과의 교류 증가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열성 발진성 감염병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발열, 전신 발진, 구강 내 병변이 나타난다. 

홍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해 감염재생산지수(감염자 1명이 2차로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가 12∼18이나 된다.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할 때 90% 이상 감염된다. 홍역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확진되고 발진이 나타나면 4일간 격리하면서 대증치료(환자의 증상에 따라 대처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홍역은 국내에선 2000∼2001년 대유행하기도 했으나 예방접종 실시 후 급감했다. 홍역은 보통 MMR 백신(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을 접종해 예방하는데 현재 생후 12∼15개월과 만 4∼12세에 각각 1회, 총 2회 백신 접종이 지원된다.

질병청은 "2005년생~1967년 이후 출생자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를 통해 본인의 백신접종이력 확인 후 홍역진단, 항체 양성, MMR 2회 접종이력 같은 면역의 증거가 없는 경우 4주 간격으로 2회(적어도 1회)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단 접종 비용은 유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