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공공언어 개선하고 AI 기술 변화 대비한다

2024-01-30 16:44
알기 쉬운 우리말 평가, 교육지자체·공공기관으로 확대
인공지능의 한국어 능력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말평' 강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립국어원이 알기 쉬운 우리말 평가를 교육지자체와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고, 한국어 잘하는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말뭉치 구축 등을 강화한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국립국어원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게 새해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국립국어원은 변화하는 언어환경에 대응해 국민의 국어능력을 키우고, 올바른 국어사용 환경을 가꾸는 일에 집중한다. 또한, 국내외 한국어교원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한국형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한국어 고품질 말뭉치를 구축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올해 국립국어원의 사업은 △국어 정보자원 중심지로 역할 강화 △정보성과 신뢰성을 갖춘 국어사전 편찬 및 운영 △국어정책 기반 기초 연구 및 조사 △국민의 국어능력 향상 지원 체계 강화 △한국어교육 내실화 및 한국어 교원 전문화 △공공언어 개선 기반 강화 및 통합 관리 체계 구축 △수어·점자 소통 환경 개선 지원 등이다.
 
외래어·한자어·전문용어 등의 사용으로 생소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공공기관의 언어를 쉬운 언어로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하던 공문서 진단·평가를 130여개 교육청과 공공기관으로 확대하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또한 국립국어원은 국민의 국어능력 향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제3차 국어능력 실태조사와 국민의 글쓰기 능력 진단체계를 개발하고, 국민의 문해력 증진을 위해 국어문화학교 문해력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은 “사업 전 분야에 걸쳐 강화됐다”라며 “공문서 진단과 평가를 교육청과 공공기관으로 확대한 것은 공공언어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온 국민의 국어 역량 강화와 편리한 언어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국립국어원에서 진행된 2024 업무계획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더불어, 한국형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중요해짐에 따라 국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어와 한국 언어문화 정보를 입력한 말뭉치도 확대, 구축한다. 말뭉치는 평소 우리가 쓰는 말이나 글을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모아 놓은 언어 자료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의 한국어 능력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평가체계인 인공지능 ‘말평’을 강화해 인공지능이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말평’은 인공지능의 언어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과제와 기준을 설정해 언어모델의 성능을 평가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경진대회용으로 운영한 ‘말평’을 올해에는 본격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문자가 포함된 이미지 기반 문장 생성’, ‘부적절성 문장에 대한 태도 탐지’, ‘표의 일부분에 대한 해석 생성’ 등에 대한 과제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최근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한국어학습 수요에 맞춰 국외 현지 한국어교원의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해 국외 대학의 한국(어)학 관련 전공자와 국외 활동 한국어교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한국어 교원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한국수어·점자 자료 구축, 한국수어-한국어 사전 구축 등 시각과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간다.
 
유인촌 장관은 지난 29일 “한류에 힘입어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의 수요는 증가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오히려 알기 쉬운 우리말보다 어려운 외국어를 남용하는 현상이 있어 안타깝다”라며 “디지털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언어 사용환경도 빠르게 변하는 만큼 국민의 올바른 언어 사용을 위해 국립국어원이 제 역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