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텐트' 시동 거는 제3지대…이낙연黨·민주 탈당파 "공동 창당"

2024-01-29 04:00
가칭 '미래개혁당'…내달 4일 창당대회
전문가 "가치 달라 빅텐트 확장 어려워"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참석자들이 2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제3지대가 '중텐트'로 모이고 있다. 올해 총선 화두 중 하나가 '제3지대 빅텐트'인 만큼 중텐트 건설이 빅텐트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치권에선 중텐트가 빅텐트로 향하는 단계라는 의견과 중텐트 체제로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부딪힌다. 합쳤을 때 이득이 크다면 빅텐트로 가는 게 맞지만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나 비전이 달라 결국 중텐트에 머무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새로운미래와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원칙과상식 소속 현역 의원들이 추진하는 미래대연합은 이날 힘을 합해 '개혁미래당'(가칭) 중앙당을 공동 창당한다고 밝혔다.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과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 창당준비위원회는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의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기 위해 공동 창당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공동 창당대회는 다음 달 4일 열린다.

개혁미래당은 빅텐트를 향한 논의도 강력하게 이어나간다. 당내에 '대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정치혁신과 민생개혁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을 모으겠다고 한다. 

이들은 빅텐트를 위한 구체적 시점도 조심스레 언급했다. 박 공동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혁신당과 합당할 가능성을 묻자 "가급적 공천 프로세스 돌입 이전에 통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비전 대화, 가치 비전을 어느 정도까지 공유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고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위에서 정치혁신을 바라는 세력들 간 통합이 가능할지,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지 검토되고 결정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설 연휴 이전 빅텐트 설립'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4일 공동 창당에 주력하고, 창당한 다음엔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를 선보일 것인지에 대해 말씀 드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3지대가 2개의 중텐트 체제로 총선을 치르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합당했을 때 얻는 이익보다는 손실이 더 클 것"이라며 "선거 시기도 얼마 안 남았다. 연합 형태 정도면 몰라도 하나의 정당으로 만들어지긴 좀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그나마 제3지대에 투표하겠다는 호남 사람들도 개혁미래당과 개혁신당이 합쳐진다면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역시 "결국엔 중텐트끼리 선거를 치를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개혁미래당과 연합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 대표가 '4호선 51개 지하철역 중에서 무임승차 비율이 가장 높은 역은 경마장'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노인들에게는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혁미래당이 '과연 이 대표와 합당을 하는 게 합리적일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종찬 시사평론가는 "정치 세력이 완전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철학, 정책, 지지층 등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며 "개혁미래당이 탄생 가능했던 이유는 같은 민주당 계열이고 철학이 같아서 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혁미래당엔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공천 잡음으로 현역 의원들이 몇 명 더 합류할 수 있는데 이들은 개혁신당과 합치자고 하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개혁신당과 합쳐지면 민주당 지지층이 달아나 지역구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빅텐트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