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예술가를 대체할 수 있을까?...힙지로에 뜬 '터치 더 리얼'가보니
2024-01-27 07:00
# 평범한 주말 오후, 피곤에 찌든 몸을 낮잠으로 겨우 달래고 꾸역꾸역 일어났다. 저물어가는 햇빛에 이끌려 베란다로 들어서는데 문득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오래된 화분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방치된 화분 속 초록빛 식물은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무관심 속에도 빛과 물을 머금고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생명력은 삶의 생경함 그 자체다. 화분에 대한 이 단상을 AI는 어떻게 그려낼까?
생성형 AI(인공지능)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인간의 고유한 창작활동인 예술의 영역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예술의 영역까지 AI가 침범하는 건 긍정과 부정의 반응이 공존하지만, 찬반 논란을 떠나 AI 기술 개화를 앞둔 현 시점에서는 새로운 창작이 시도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AI 기술이 예술가의 창의성과 만나 어떻게 작품으로 탄생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힙지로(힙한+을지로)'에 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인텔코리아 등은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중구 '뉴스 뮤지엄 을지로점'에서 '갤럭시 북4 시리즈'의 AI 경험을 강조하는 미디어 아트 전시 '터치 더 리얼(Touch The Real:Galaxy Book, The Art of AI Creations)'을 개최한다.
인텔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실체가 모호하던 기존 AI기술이 예술가의 창의성을 만나 컬래버레이션 작품으로 재탄생함으로써 AI기술이 예술적 창조의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시사할 것"이라며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아트와 유명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작품, AI의 재해석이 담긴 작품 등을 통해 AI 예술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태재 작가의 '화분에게'다. 'CAN A.I HEIP YOU?' 세션에 마련된 이 작품은 AI가 예술가의 어시스턴트이자 펠로로서 어떤 기여를 하는지 보여준다. 일상 속 존재하는 침대, 책상, 스마트폰, 노트북 등 평범한 사물과 그 사이에 인간과 같이 살아 숨쉬는 식물의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감각을 표현했다.
전시장 3층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마련한 체험 공간을 통해 AI와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곳에서는 '플렉스 노트', '플렉스 S', '플렉스 G', '슬라이더블 플렉스 솔로' 등 삼성디스플레이가 미래 기술을 구현한 폴더블 프로토 타입 제품들과 '라운드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혁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작게 휴대했다가 크게 펼쳐보는 폴더블 OLED와 심플한 구조적 특성으로 완성된 라운드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AI시대의 극대화된 디자인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이호중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기획팀장은 "전시회에 활용된 OLED와 QD-OLED는 정교하고 풍부한 색 표현력과 압도적인 명암비, 확장된 밝기 표현력으로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특히 AI가 재현한 가상의 세계나 이미지를 작가의 의도 그대로 전달해 관람객들에게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