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3000만원 국외연수 뒤 보고서...'검색 짜깁기'·오타까지 '복붙'한 공무원
2024-01-26 15:46
전북 지역 공무원들이 국외연수 뒤 쓴 보고서가 포털 검색 결과와 옛 보고서를 대거 베낀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 기간 외유(해외에서 관광 등을 즐기는 일)에 관심을 두고, 보고서는 '맹탕'으로 적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26일 연합뉴스가 정보공개 청구로 익산시에서 받은 ‘에너지 담당 공무원 국외연수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와 도내 시·군 공무원 15명은 지난해 9월 6~10일 싱가포르에서 국외 연수를 진행했다. 총 3000만원인 연수 비용은 도와 해당 시군이 인당 100만원씩 나눠 부담했다.
보고서 중 5~11번째 장에서 주요 방문지로 나온 리버원더스, 마리나 배라지, 보타닉가든, 가든스바이더베이, URA 시티갤러리 등의 소개 문장은 일부만 복사해서 포털에 입력하면 거의 똑같은 내용이 여러 개 검색된다.
그뿐만 아니라 보고서의 ‘도입과제’마저 유사한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입과제’는 연수 중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국내 정책에 접목할 것을 추린 것이다. 그런데 2018년 연수 때 다른 공무원이 쓴 내용과 매우 유사하게 적었다. 즉시 도입할 정책으로 언급된 △공공청사, 건축물에 신재생에너지 설치 △지중화 사업 확대 △상가 간판, 현수막 통제 등은 이미 정부, 지자체, 민간 주도로 시행 중이다.
연수에 참가한 익산시 관계자는 “보고서는 전북자치도에서 작성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