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겨울 가고 여름 오나…"전통 금융권 채택 늘어날 것"
2024-01-27 07:00
전통 금융권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수용력이 커지면서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이 더 가까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은 SEC의 대법원 패배로 마무리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리플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2023년은 가상자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속적 압박이나 주요 거래소와 관련된 부정적 소식에도 제도권의 가상자산 채택이 확대되며 '크립토 윈터'가 마무리될 조짐을 보인 해였다. 이런 흐름을 발판으로 리플 임원진은 올해 가상자산 업계가 △효용성과 컴플라이언스 △전통 금융권의 채택 △규제 명확성 측면에서 주류 자산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으로 예상했다.
가상자산 효용성·컴플라이언스 주목받는 해
에릭 반 밀튼버그 리플 전략이니셔티브 수석부사장은 "2024년은 가상자산의 효용성이 주목받고 컴플라이언스 표준이 갖춰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아론 시어스 리플 글로벌 고객성공부문 수석부사장도 수많은 기업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상자산 효용성의 새로운 돌파구가 임박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와 함께 아마존, 우버, 애플과 같은 선도 기술 기업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 비즈니스에 통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올 한 해 가상자산은 투기의 굴레에서 벗어나 '크립토 서머'를 맞이할 것"이라며 "업계는 규정 준수, 사용성,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개선 등을 통해 가상자산이 대규모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악순환을 끊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은 주류 채택을 위한 전환점에 거의 도달했지만 기관이 본격적으로 가상자산을 채택해 효용성을 구현하는 시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업계가 규정 준수를 우선시한다면 연내로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수용하는 금융시장…아태지역 중심 가속화
명확한 규제를 위한 움직임은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드리안 트레카니 리플 제품 담당 수석부사장은 "2023년은 기존 금융과 탈중앙화 금융 사이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변화를 예고한 해였다"며 "가상자산 업계는 과거와 같이 금융기관의 구애를 받지 않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피오나 머레이 리플 아태지역 총괄도 "전통 금융기업에서 가상자산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규제 당국이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 명확성, 전 세계로 확대되나…"SEC 패소로 소송 마무리될 것"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규제당국들은 혁신을 장려하고 산업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있다.스튜 알데로티 리플 최고법률책임자(CLO)는 미국에서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된 복합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리플에 대한 SEC 소송이 2024년 내로 마무리되고, SEC가 다른 기업과의 중요한 법적 공방에서 패소를 거듭하며 결국 미 대법원에서 패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데로티 CLO는 "미 의회가 원칙적으로는 가상자산 규제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선의 조치가 무엇인지를 두고는 논쟁을 벌일 것"이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은 미국 가상자산 기업의 발전을 저해해 다른 국가에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테이블코인·CBDC 역할 증대…달러 의존도 낮춘다
리플 임원진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이 긴밀히 연결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봤다. 브랜든 베리 리플 결제 제품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외환 경로를 개척하고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글로벌 금융시장을 극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올해 주요 7개국(G7) 외 국가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면서 소비자가 토큰화된 법정화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하고, 실시간 결제와 자금 이동의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태지역 정책 총괄은 각국이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규제와 발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싱가포르통화청은 시중은행에서 즉시 결제할 수 있는 기관용 CBDC를 실험하고 실물 발행을 추진하는 등 CBDC 부문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입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