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설 앞두고 '살구꽃' 이른 개화…화훼업계 타격

2024-01-25 18:10

호찌민시 자딘공원에서 살구나무를 구입하는 시민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호찌민시에서는 구정(뗏)이 되면 살구나무를 임차하거나 구매하여 집에 놓거나 선물하는 문화가 있다. 그러나 날씨 영향으로 살구꽃이 일찍 개화하면서 화훼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4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VnExpress)에 따르면 올해 호찌민시는 기이한 날씨 상황으로 인해 살구나무가 일찍 개화하면서 많은 정원사들이 손실 걱정을 하고 있다. 구정 연휴에 맞춰 꽃이 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살구나무의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2000그루가 넘는 살구나무가 있는 투득시 사우 하이(Sau Ha) 살구 정원의 소유자 후인 반 하이(Huynh Van Hai)씨는 "정원 나무의 30%가 이미 꽃을 피웠다. 이 수치는 예년보다 3~4배 높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살구밭을 운영하는 남씨도 400그루 가까이 꽃이 피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정원 전체 살구나무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투득시의 다른 많은 정원 주인들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구정 연휴까지 2주가 남았는데 매일같이 꽃들이 점점 더 많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하이씨는 "작년에는 ​​살구꽃이 적절한 시기에 피어 큰 이익을 얻었지만, 올해는 많은 나무가 거의 꽃을 피우면서 모든 것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최근 호찌민시에 몇 번의 비가 내리면서 기이한 날씨가 이어져 살구나무가 일찍 개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는 윤년(傳年)이기 때문에 재배일수가 길어, 일찍 꽃이 피는 식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살구꽃이 일찍 피는 것도 문제이지만 올해 시장 구매력이 약한 것도 큰 과제라고 정원사들은 말했다. 

투득시의 사우 호앙(Sau Hoang)씨는 구매력이 작년의 50%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구나무 임대 가격이 동일하거나 심지어 감소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는 수십만 동에서 500만동가량 저렴한 나무를 임차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에 많은 정원사들은 수요 활성화를 위해 살구나무 임대료를 매년 5~10%씩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살구꽃이 일찍 피는 정원의 경우, 핀 꽃을 잘라 화분을 고정하고 나무에 남아 있는 새싹을 보호 및 억제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구정에 맞춰 꽃이 피도록 하고 있다.

베트남 남부지역 농업농촌개발청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는 구정뿐만 아니라 대부분 화훼업자들도 구매력 저하로 인해 손실을 우려해 재배 포기를 고려하는 가구가 많다고 한다.

베트남 남부지역의 '꽃의 수도' 달랏에서는 올해 구정 시즌에 정원사들이 재배 면적을 10~30%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그들은 구정이 다다르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최고의 수확량과 품질을 달성하기 위해 꽃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