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롤스로이스남' 1심 징역 20년…"죄책 중해"

2024-01-24 11:05
사고 발생 약 3개월 3주 만에 피해자 사망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2023.12.08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마약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행인을 들이받아 사망에 이르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은 24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씨(28)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씨가 피해자에게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떠났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하지만, 목격자가 여럿 있었음에도 현장을 벗어나는 이유를 고지하지 않고 119 도착 전 임의로 이탈한 점을 보면 이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케타민 약물 영향으로 운전하지 말라는 의사의 지시를 무시했고, 피해자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사고를 당해 죄책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중하다"면서 "범행 직후 증거인멸에 급급했으며, 체포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보며 웃는 등 비정상적인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3달 이상 의식불명으로 버티다 사망해 피해자 가족의 상실감을 가늠하기 어려우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요즘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는 마약 투약으로 무고한 사람이 피해받을 수 있으므로 마땅히 중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씨는 지난해 8월 2일 성형외과에서 피부 탄력 개선 시술을 받는다며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의 수면마취약에 취한 상태로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다가 인도로 급가속 돌진해 피해자를 들이받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전치 24주 이상의 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사고 발생 약 3개월 3주 만인 지난달 25일 사망했고, 이에 따라 신씨의 혐의는 도주치상에서 도주치사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