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영하 30도' 혹한에 내쫓고…"고양이가 기차에서 떨어져"

2024-01-24 10:00
기차 밖으로 쫓겨나 숨진 고양이에 러시아 '들썩'
철도공사·정치권 나서 '반려동물 규정 변경하겠다' 밝혀

혹한에 기차 밖으로 쫓겨난 고양이 트윅스 [영상=themoscowtimes(모스크바 타임즈), 유튜브 The Insider Video Express 갈무리]

영하 30도 혹한의 날씨에 고양이가 기차 밖으로 쫓겨나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인 '트윅스' 사건이 러시아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모스크바타임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려묘였던 트윅스는 지난 11일 보호자 에드가 가이풀린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를 타고 있었다. 보호자는 반려동물 수화물 승차권을 별도 구매해 함께 열차에 탑승한 상태였는데 보호자가 잠든 사이 트윅스가 동물 이동용 가방을 빠져나와 기차 안을 돌아다니다 열차 차장에게 발견됐다. 

열차 차장은 트윅스를 '무임승차'한 길고양이라 판단했고 잠시 정차한 키로프역에서 쫓아냈다. 그런데 당시 키로프 지역은 영하 30도로 혹한이었다.

뒤늦게 트윅스가 사라진 것을 발견한 보호자는 트윅스를 찾아 나섰지만 열차 차장은 그에게 "고양이가 기차에서 떨어졌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보호자는 트윅스를 찾기 위해 현상금 3만 루블(약 46만원)을 걸며 도움을 요청했고 5000명의 자원봉사자가 나서는 등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트윅스는 실종 9일 만에 동사한 채 발견됐다. 
 
[사진=모스크바 타임즈(themoscowtimes), 트윅스 SNS 갈무리]

이 사건이 SNS를 통해 알려지자 러시아 전역은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23일 기준 열차 차장의 해고를 청원하는 글엔 무려 누리꾼 20만명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러시아철도공사(RZD)는 공식적으로 나서 "열차 안 반려동물 취급 규정을 변경하겠다"며 사과했다. 현재 열차 차장은 임시 정직된 상태다. 

한편 러시아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2315만 마리 고양이가 살고 있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포위됐을 때 고양이가 전염병을 옮기는 쥐떼를 몰아낸 역사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