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광물 즉각 배제 비현실적"…美 정부에 한시 허용 요청

2024-01-22 09:48
정부 "기업이 새 규정에 적응할 수 있게 해달라"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조달한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일부를 당분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대상에 포함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관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미국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외국우려기업(FEOC)을 즉각 배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는 세부 규정안에서 FEOC를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해당 규정 시행 직후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이 작년 말 43개에서 올해 19개로 줄었으며 현대차그룹은 이미 작년 4월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이 없어졌다.

현대차는 중국이 2022년 전 세계 구형(spherical) 흑연의 100%, 합성 흑연의 69%를 정제·생산했다면서 "다른 국가들이 단기에 중국을 대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시적으로 원산지와 무관하게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핵심광물의 명단"을 도입하고 이 명단에 흑연도 포함해달라고 제안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도 FEOC 규정과 관련된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국 정부도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업계에 힘을 보탰다. 한국 정부는 FEOC 규정을 기업들이 이해하기 쉽게 더 명확하게 해달라고 했으며 "기업들이 직면한 사업 현실과 기업들의 세계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계획을 고려해 기업들이 새 규정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하는 조치를 도입해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가 LA 오토쇼에서 공개한 '아이오닉 5 N' 전기차. [사진=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