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민의 문화산책] 국내 무대 오르는 다양한 신작·해외 진출 강화하는 슈퍼 IP

2024-01-15 17:30
뮤지컬 '알라딘'·발레 '인어공주' 등 기대감 큰 초연 연이어
콘텐츠산업 분야 예산 1조...콘진원, 혁신·IP 전략 TF팀 신설

발레 ‘인어공주’ [사진=국립발레단]
 
문화예술계는 코로나가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이 된 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 12월 발표한 ‘2023 공연예술조사(2022년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기록된 티켓판매액과 공연시설·단체 작품판매, 공연장 대관, 기타 수입 등을 더한 전체 매출액은 9725억여원이었다.

이는 2021년 기록한 4933억여원에 비하면 97.2% 증가한 수치이며, 코로나 유행 이전인 2019년 매출액인 8530억여원과 비교해도 14% 증가했다. 

2024년에도 문화예술 분야 전망은 어둡지 않다. 다양한 신작이 무대 위에서 관객을 만난다. 콘텐츠산업 분야 지원을 위한 정책도 계속된다.
뮤지컬 '알라딘' [사진=에스앤코]

◆ 뮤지컬 ‘알라딘’·발레 ‘인어공주’ 등 초연 풍성 

올해는 다양한 초연작이 관객을 찾아온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오는 3월 2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아시아 초연한다. 

‘디어 에반 핸슨’은 2015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초연된 후, 2017년 제71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 극본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고, 2018년 그래미어워즈, 2020년 로렌스올리비에어워즈 등 권위 있는 15개 시상식에서 26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이다. 

‘디어 에반 핸슨’ 가정, 학교, 회사 등 사회와 집단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알라딘’의 음악팀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이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전 세계 누적으로 1600만명이 관람한 디즈니의 인기 뮤지컬 ‘알라딘’은 오는 11월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국내 초연된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2014년 첫선을 보인 후 10년 만의 라이선스 공연이다. 

무용 분야에서는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가 출연하는 ‘모댄스’(4월 20~21일)와, 영국의 유명 안무가 매슈 본이 2019년 초연한 최신작 ‘로미오와 줄리엣’(5월 8~19일)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2024년 국립발레단의 라인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오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신작 ‘인어공주’다. 현존하는 최고의 발레 안무가라 불리는 존 노이마이어의 ‘인어공주’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디즈니의 해피엔딩이 아닌 슬픈 결말로 끝나는 점이 특징이다. 존 노이마이어는 순수하지만 강렬한 인어공주의 사랑 이야기와 동시에 사랑으로 인한 인어공주의 비극적인 고통을 그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해석으로 그려냈다.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소비는 2024년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 김세원)은 지난 9일 전국 만 20~64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2024년 콘텐츠 소비 전망’을 발표했다. 

콘텐츠 소비를 위한 지출금액은 뮤지컬(14.19%), 유튜브(7.34%), 도서(5.98%) 순으로 늘어나고, 우리나라 콘텐츠 소비 시간은 대중음악 콘서트(16.10%), 도서(12.25%), 극장 영화(7.05%) 순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공연예술계의 외연 확장을 모색 중이다. 지난 10월 취임 후 문화예술 각 분야와 현장 간담회를 갖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뮤지컬 분야와 만났다. 

유 장관은 “뮤지컬 산업은 민간주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해외 진출 유통기반을 조성하고 뮤지컬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간접 지원 확대 방안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내린 ‘콘텐츠 IP’ 마켓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콘텐츠산업 분야 예산 1조...세계적인 슈퍼 IP 발굴 지원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 분야로 자리매김한 ‘K-콘텐츠’는 2024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문체부가 지난 5일 발표한 ‘2022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2023년 실시)’ 결과를 보면, 2022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132억4000만 달러로, 전년 124억5000만 달러 대비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50조4000억원으로 2021년 137조5000억원 대비 9.4% 늘어났다.

문체부는 2024년 콘텐츠산업 분야 예산 약 1조23억원을 확보했으며, ‘케이(K)-콘텐츠 전략펀드’ 신설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400억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한다. 또한 해외 현지에서 케이(K)-콘텐츠 수출을 종합 지원하는 해외비즈니스센터를 15개소에서 25개소로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세계적인 슈퍼 IP(지적재산권)를 발굴하고 기술이 융합된 혁신적인 콘텐츠를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IP 비즈니스 전담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 IP 전략 수립과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IP 유관 사업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기술 융합 콘텐츠 분야도 K-콘텐츠의 해외 경쟁력을 강화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기술융합콘텐츠는 기존의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시각특수효과(VFX),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세계적인 IP를 발굴하고 기술이 융합된 혁신적인 콘텐츠를 창출하는 등 K-콘텐츠의 세계화와 콘텐츠 문화강국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