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직거래 비중, '절반' 축소…"증여세 부담 탓"

2024-01-15 17:49
서울 감소폭 가장 크고 지방은 직거래 비중 높은 편 

2022년 대비 2023년 아파트 직거래 매매 비중 [자료=부동산R114]

지난해 아파트 매매 직거래 비중이 2022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 취득세 부담이 높아지고 편법 증여 조사 등으로 증여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아파트 매매 거래 총 37만3485건 중 직거래는 3만9991건으로 11% 비중을 차지했다. 2022년 16% 대비 5%포인트(p) 줄었다. 

수도권 직거래 비중은 6%(15만3951건 중 9484건)로 전년 11%에 비해 5%p 감소했다. 경기 5.9%, 인천 6.1%, 서울 7.0%로 나타났다. 

직거래 비중이 감소한 것은 증여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부터 증여 취득세 과세 기준이 시가표준액(공시가격)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변경되며 세 부담이 커진 수도권에서 증여성 거래가 줄어든 것이다. 정부의 편법 증여 거래 조사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지방에서는 직거래 비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전남(21.6%) 제주(21.4%) 경북(17.6%) 전북(17.0%) 강원(16.3%) 등의 순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방 아파트에 투자한 소유자들이 역전세, 깡통전세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입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해준 사례도 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직거래가 이어지면서 비중은 두 자릿수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연구원은 "집값 조정기에 급매 대신 증여를 택하거나,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는 직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며 "하지만 직거래는 권리분석이나 하자에 대한 부분을 비전문가인 거래 당사자가 직접 확인하고 계약하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에 따른 사기, 기망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거래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