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규제 뚫고 엔비디아 반도체 확보...밀수입업자 생겨"
2024-01-15 11:31
대학 등 연구기관과 군사 당국이 사들여
미국이 대(對)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중국 대학 등 연구기관과 군사 당국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중국 내에서 공개된 입찰 서류를 분석한 결과 중국 공급업체 10곳이 엔비디아의 A100·H100과 A800·H800을 밀수입했고, 칭화대 등 중국 명문대학과 중국 인민해방군 등이 이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A100·H100과 A800·H800은 미국 정부 지정 전략자산 중 하나로, 각각 2022년 8월과 지난해 10월 중국으로의 수출이 금지됐다.
중국 대학들은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한 입찰을 진행할 때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명시했는데, 충칭대는 A100 반도체 1개에 대한 입찰 진행에서 ‘반드시 중고품이 아닌 새 제품일 것’이라고 명시했다. 충칭대의 AI 반도체는 이달 배송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공급업체들이 어떤 루트로 엔비디아 반도체를 수입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엔비디아가 미국 대기업에 대량으로 출하한 후 시장에 나오는 초과 재고를 사들이거나 인도·대만·싱가포르 등 국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자국 기업을 통해 수입할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는 수출 통제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고객사에도 동일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고객사가 제3자에게 불법으로 재판매 한 사실이 파악되면 즉각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엔비디아 반도체가 중국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에는 구멍이 또 하나 확인된 셈이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크리스 밀러 교수는 “칩이 작아서 쉽게 밀수입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수출 규제가 빈틈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