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비싸도 '로또'"...'분양가상한제' 강남3구 청약대어 쏟아진다

2024-01-13 10:00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줄줄이 연기됐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분양이 시작된다. 원자잿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분양가에 실거주를 목적으로 청약통장을 꺼내는 수요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분양계획 아파트는 총 가구수 기준으로 14만7185가구로 2000년 관련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 분양을 하지 못한 물량이 올해로 넘어오며 적체된 효과로 풀이된다.

올해 분양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지역은 강남3구이다. 이들 지역은 아직 규제 지역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단지와 비교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적지만 항상 수요가 높은 보기 드문 강남 3구의 대규모 단지라는 점도 수요자들로부터 관심을 끄는 요소다. 

올해 서울 강남 3구의 일반분양 물량은 약 4376가구다. 우선 이달에는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162가구)'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이 공사비 인상 등의 문제로 장기간 협의를 거치면서 분양이 미뤄졌는데, 1월 공급에 나서면서 강남3구 분양의 문을 열 전망이다. 

메이플자이는 최고 35층, 3307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43~59㎡ 16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7호선 반포역과 3호선 잠원역 역세권이며 한강도 가깝다. 최근 일반분양 가격이 역대 최고가(아파트 기준)인 3.3㎡(1평)당 6705만원으로 책정돼 전용 59㎡ 기준 16억~17억원에 분양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비슷한 규모의 주변 단지들의 시세가 20억원 중반에 형성된 만큼 분양가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 인근 반포센트럴자이는 지난해 10월 24억4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면적의 반포자이도 지난해 9월 2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 분양가 논란에도 메이플자이 청약에 당첨되면 10억원짜리 로또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분양한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은 1순위 청약에서 169가구 모집에 2만578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52.56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분양가상한제 단지였다.

이밖에 올 상반기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3월·292가구)',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3월·79가구)',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5월·465가구)',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레벤투스(5월·133가구)' 등이 일반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1244가구에 달해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은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는 오는 8월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 강남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 아파트, 1261가구), 송파 신천동 '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아파트, 1865가구), 송파 가락동 '송파가락프라자 재건축'(1305 가구)등 굵직한 재건축 단지들도 연내 분양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인상, 분양가상한제 이슈와 맞물려 현재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강남3구 물량은 높은 청약 경쟁률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주변 대비 가격이 저렴한 분양가상한제 단지가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강남3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으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위축된 부동산 경기 속에서도 시세차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청약경쟁률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