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000명 릴레이 소통 나선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2024-01-11 15:56
첫 크루톡 주제는 '기업문화'
기업문화 재정비 탄력 전망

정신아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본격적인 직원 소통 행보를 시작했다.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현실적 문제점을 파악해 기업문화를 바꿀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계기로 카카오의 조직 재정비 작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이날 경기 성남 카카오아지트에서 첫 번째 임직원 대화(크루톡)를 진행했다. 주제는 ‘기업문화’였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카카오 기업문화가 큰 지적을 받은 만큼 가장 잘못된 부분부터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 내정자는 2월 초순까지 직원 1000명을 만난다. 세부 주제는 기업문화 외에도 △인공지능(AI) 시대의 카카오 △기술 주도권(이니셔티브) △현 사업·서비스의 방향성 △공동체 의사 결정 장치(거버넌스) △인사 제도 △일하는 방식 등 7개로 나눴다.
 
직원들은 원하는 주제에 참여할 수 있다. 중복 참여도 가능하다. 일부 대담에는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도 참석한다.
 
카카오 내부적으론 이번 소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간 고위급 경영진과 직원들 간 소통 창구가 사실상 단절돼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노조 활동을 하는 5년간 한 번도 김범수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정 내정자 행보는 경영진도 소통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변화의 시작점인 셈이다.
 
이런 과정은 AI 중심의 기업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정 내정자는 앞서 카카오벤처스 대표로 재직할 당시 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주도하며 관련 이해도를 높여왔다. 크루톡을 통해 경영진이 실현하려는 AI 발전 방향과 직원들의 현실적 고려 사안을 모두 들으면 적절한 타협점을 도출할 수 있다.
 
크루톡에서 거론된 내용은 정신아표 ‘카카오 경영쇄신’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정 내정자가 3월 취임과 동시에 즉각적으로 쇄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역시 올해 내로 조직 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한 기초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2일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기존 4인 총괄대표에서 김 위원장, 정 내정자 공동의장으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내정자가 다시 전면에 나서 카카오그룹 전반을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조만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