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24년 몸담은 민주당 결국 떠난다…신당 창당 공식화

2024-01-11 23:48
'행동 안하는 양심은 惡' DJ 발언 강조
'원칙과상식'과 연대…이준석과도 고려
정치권 "현역의원 합류 가능성 적을 것"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24년 몸담은 둥지, 민주당을 떠났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기득권 세력'이라 규정하며, 국민들에게 새로운 '대안 정당'을 제시하겠다는 비전을 냈다. 다만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이낙연 신당'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류할 현역 의원이 없고, 세력이 약해 외연 확장성마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떠나 신당을 만들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보다 앞서 민주당 의원 129명의 만류가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신당 창당을 시사해왔던 이 전 대표의 결심을 막기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특권과 성역 없는 정치, 거대 양당제 타파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을 강조하며 "잘못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라며 "김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제3지대를 지향하는 세력과는 연대할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하루 먼저 민주당을 떠난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김종민·이원욱·조응천)들과 연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국민의힘에서 나와 신당을 꾸리는 중인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의 연대도 열려 있다고 한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 신당의 영향력이나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현역 의원들의 합류가 미미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이 전 대표 신당에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은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이 전부다. 드러나지 않은 물밑에서 접촉 중일 가능성도 있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본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본인이 말하는 그 거대 양당에서 국회의원부터 도지사, 국무총리,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며 "저런 모순적인 모습에 공감하지 못하는 현역 의원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역 중에 하위 20%로 평가받은 의원들이 신당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국민의힘처럼 컷오프 하는 게 아닌 이상 실제로 움직일 사람은 굉장히 적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의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지금 우리 당과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겠지만, 이 대표 중심으로 당원들의 의견이 잘 뭉쳐있기에 불편한 점이 있어도 당적을 옮길 의원들은 없을 거라 본다"며 "확장성이나 한계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총선을 뛸 선수도 부족하고, 비전도 국민 공감을 못 얻고 있다"며 "여러 진영을 아우르려는 것 같지만 지금 소위 제3지대에 있는 이낙연, 이준석, 양향자, 금태섭 등을 모두 좋아할 국민들이 어디 있겠나. 오히려 이도 저도 아닌 모습에 표를 던지기 어려워할 국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의 한 4선 의원은 "민심의 흐름은 정권 심판에 있다"며 "신당이 나온다 해도 타격을 받으면 여당이 받았지 민주당이 타격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