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쏟고 양심 찔려 천원 놓고 간 초등학생...주인은 "평생 무료"

2024-01-10 14:35

무인카페에서 얼음을 쏟은 초등학생이 남긴 사과 쪽지와 1000원짜리 지폐 [사진=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무인카페에서 얼음을 쏟은 한 초등학생이 다시 돌아와 쪽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남기고 간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무인카페 운영 3년 차라고 밝힌 A씨는 9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하는 하루였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8일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가게를 보던 중 바닥에 얼음이 쏟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얼음을 쏟은 사람은 한 초등학생이었다. 초등학생 손님이 기기 작동 미숙으로 얼음을 쏟은 것이다.

뒤늦게 컵을 꺼내 음료를 받은 초등학생은 바닥에 떨어진 얼음을 치우려고 고민하는 듯하더니 결국 치우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A씨는 "황급히 자리를 뜨더라. 맥 빠지는 순간이었다"며 "어차피 저 학생은 음료값을 지불했고 나는 노동 값이라 생각하고 청소했다"고 밝혔다.
 
사과 쪽지와 돈을 남기고 떠나는 초등학생 [사진=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그날 저녁 매장을 정리하러 간 A씨는 선반 위에 놓여있는 쪽지와 지폐 한 장을 발견했다. A씨는 CCTV를 통해 얼음을 쏟고 간 초등학생이 매장에 다시 방문해 남기고 간 것을 확인했다. 초등학생은 CCTV를 보며 인사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쪽지를 봐달라는 듯한 몸짓을 보이기도 했다.

쪽지에는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무인카페를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을 쏟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고 치우겠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되길 바랍니다. 장사 오래오래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는 사과의 말이 담겨 있었다.

A씨는 “3년 동안 영업하면서 지쳐왔던 제 마음을 싹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며 “학생은 자기가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성의 금액이었는지 1000원을 동봉했다. 초등학생에게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000원은 지갑 속에 고이고이 넣어둘 것이다. 이 학생의 마음은 잘 받았고, 이제 제가 받은 걸 돌려줘야겠다"며 "다행히 구매 이력이 남아서 학생에게 연락할 방법이 있다. 제가 언제까지 영업할지는 모르겠으나, 이 학생에게는 영업을 접는 날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