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나쁘다 포기마세요"…공군, 조종사 시력검사 '굴절률' 완화

2024-01-10 14:43
굴절률 나쁜 지원자도 시력교정 후 조종사 임무 수행 가능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자동시력측정기’를 통해 굴절률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군]

공군이 조종사 시력검사 항목인 굴절률 기준을 올해부터 대폭 낮춘다. 굴절률은 수정체를 통과하는 빛이 굴절되는 정도를 의미하며 굴절 이상이 있으면 원시와 근시, 난시 등이 발생한다.
 
10일 공군에 따르면 공군사관생도, 조종 장학생 등을 선발할 때 신체검사 항목 중 ‘안과 굴절률’이 ‘-5.50D(디옵터) 또는 +0.50D 이하’에서 올해 ‘-6.50D 또는 +3.00D 이하’로 완화된다.

공군은 지난 10년간 시력교정술을 받은 조종사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굴절률이 좋지 않은 사람도 시력교정술을 통해 전투조종사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술 후 부작용이 없는 범위까지 굴절률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굴절률 완화 검토 과정에서 항공우주의학회와 대한안과의사회 등 항공의학 분야 민간 학회 의견도 적극 수렴했다. 또 최신 안과 수술 발전 양상과 안과 분야 최신 논문 경향도 고려됐다.
 
공군은 2013년부터 라식, 광굴절각막절제술과 같은 시력교정술을 이미 받았거나 해당 시술을 통해 시력이 교정될 수 있는 사람들도 조종사로 복무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최근 3년간 공군사관생도 선발 시 1·2차 시험을 모두 통과했으나 최종 불합격한 지원자 중 약 40% 이상이 굴절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불합격했다. 완화된 굴절률 기준은 올해 공군사관생도와 조종장학생 선발 시 신체검사부터 적용된다.
 
이우영 공군본부 의무실장(대령)은 “공군의 축적된 항공의학 연구 데이터와 해외 연구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해 굴절률 기준을 완화하게 됐다”며 “굴절률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접어야 했던 지원자들에게 기회의 창을 넓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