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구원투수' 엄주성...첫 조직개편 '리스크 관리'에 방점

2024-01-10 05:00

엄주성 키움증권 사장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은 위기 관리 능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엄주성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한 뒤 곧바로 진행됐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엄 신임 사장이 리스크 관리 등 시급한 사안부터 손을 댔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관리 능력 강화를 위해 기존 전사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를 팀으로 승격시켜 리테일Biz분석팀을 신설했다. 감사운영본부에 감사기획팀을 신설해 현업·리스크·감사부문 3중 통제체계를 구축했다.

자회사 리스크 및 내부통제 통합관리를 위해 그룹위험관리팀, 사회공헌 및 기업문화와 같은 무형자산 축적을 위해 ESG추진팀을 신설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사적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AIX팀을 신설했다.

키움증권은 함께 진행한 인사에서도 위기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삼정KPMG에서 리스크·컴플라이언스 컨설팅 이사를 맡았던 석호징 상무를 최고리스크담당자(CRO)인 리스크관리부문장으로 영입했다. 석 상무는 20년 넘게 리스크 관리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로 알려졌다. 리스크심사본부장엔 박진국 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 주가 조작과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에 휘말리면서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11월 회사 전반에 걸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TF를 꾸렸다. 황현순 전 사장은 미수금 사태에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를 맞이한 키움증권은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신뢰 회복, 이미지 개선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엄 신임 사장은 취임 직후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리테일 강자로서 투자자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 ESG추진팀을 신설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실적 역시 주요 관심사다. 키움증권은 올해 1~3분기 별도기준 순이익 5656억원을 기록하면서 증권사 실적 1위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4분기 미수금 관련 손실 약 4300억원이 반영되면서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우호적 금리 환경이 이어진다면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엄 사장은 "IT기술 변혁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를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주도하며 주주·고객·직원·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제고하는 회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