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단양 구인사 찾아 '佛心 잡기

2024-01-10 03:00
천태종 총본산… 尹대통령 대선후보 시절에도 방문 인연
이상민 영입 등 민심 캐스팅보트 충청권 표심 정조준 행보

9일 충북 단양군 천태종 본산 구인사를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앞줄 오른쪽 둘째)이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봉축 법회에 참석해 합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총선의 주요 승부처 대전·충청권 표심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5선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을)을 영입해 지역에 교두보를 구축했고,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해 지역 표심과 불심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 위원장은 9일 오전 구인사를 방문해 천태종 총무원장인 덕수 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광명전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봉축 법회에 참석했다.
 
그는 봉축 법회에서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배려와 존중의 뜻이 대한민국 곳곳에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역시 대조사님의 깊은 뜻을 배우고 동료 시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발이 되는 선의의 동료의식은 사회를 더욱 성숙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이 이번에 찾은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으로, 윤석열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는 곳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0월과 12월 두 차례 방문했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인 지난해 10월에도 이곳을 찾은 바 있다. 2022년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구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의 이번 구인사 방문을 두고 불교계 표심은 물론 충청권 표심을 함께 정조준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올해 4월 총선에서 승기를 거머쥐기 위해선 민심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대전의 탈환과 충청권에 대한 안정적인 의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전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7석 의석을 싹쓸이했지만, 20대 대선에서는 윤 대통령이 유성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앞섰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대전시장과 4개 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한 위원장은 비대위 출범 이후 전국 순행 첫 방문지로 지난 2일 대전을 방문했다. 그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대전은 우리에게는 승리의 상징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4일 충북 청주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도 "충북은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한다"며 "충북의 마음을 얻는 것은 대한민국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에는 이상민 의원과 오찬 면담을 했고, 이 의원은 이틀 뒤인 8일 당적을 국민의힘으로 옮겼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 영입 등이 기존 야권 강세 지역인 대전 서구 등에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 동구 당협위원장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서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며 "대전 전체적으로 보면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한 위원장의 이 의원 영입이나 구인사 방문 등은 충청권을 타깃으로 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 평론가는 "상징적인 의미는 크지만 단순한 행보나 사람 하나로는 전체 판도를 바꿀 수 없다"면서 "스윙보터 지역의 경우 지역 내 관심이 높은 연구개발(R&D) 예산 등 정책 이슈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