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머스크, 각종 마약 상습 복용…테슬라 등 사업 리스크 고조"

2024-01-07 15:47
2017년부터 의심 정황 나타나
테슬라 등 임직원들 사이에서 머스크 마약 의혹 제기
머스크, 마약 리스크로 테슬라 등 관련 기업들 미래도 불투명
변호인 "머스크, 약물 검사 걸린 적 없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수년간 각종 마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계자들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테슬라,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미래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머스크의 행동을 직간접적으로 관찰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그동안 세계 각지에서 열린 파티에 참여해 LSD, 코카인, 엑스터시 등 각종 마약을 복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머스크는 공공장소에서 마리화나를 흡연하거나, 신종 마약으로 알려진 케타민 제조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머스크의 측근들은 2017년 말 열린 스페이스X 임직원 행사에서 약간 이상한 점을 눈치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행사에 1시간 정도 늦게 도착한 후, 무대에서 연설할 때 약 15분간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으로 말하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고 당시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이후 스페이스X 임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의 마약 사용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돌기 시작했고, 최근 수년간 테슬라 등 머스크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임직원 등 관계자들은 그의 기행과 관련해 마약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에도 머스크는 201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자신이 주최한 한 파티에서 LSD를 수차례 복용했고, 2021년 마이애미에서는 자신의 동생 킴벌 머스크와 같이 케타민을 복용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마약을 복용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2017년 테슬라의 이사를 맡은 린다 존슨 라이스는 머스크의 마약 복용 및 기행에 우려한 나머지 2019년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이사직에 재선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임원들 중 일부는 2018년 머스크가 트위터상에서 트위터 인수 계획을 언급할 때, 그가 마약에 취해 있었다고 WSJ에 털어놓기도 했다. 해당 트윗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진실성 여부 조사로 이어졌고, 결국 머스크가 임시로 테슬라 회장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머스크의 측근들은 그의 마약 사용이 현재진행형이고, 특히 케타민을 자주 사용한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머스크의 마약 사용이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테슬라, 스페이스X 등 그가 경영을 맡고 있는 기업들의 앞날에도 피해를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불법 약물 사용은 미국 연방 정책에 위반되는 것으로, 이는 우주과학기업인 스페이스X가 미국 정부와 맺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 우주비행사의 국제우주정거장(ISS) 여객 업무를 승인받은 유일한 미국 기업이다. 또한 스페이스X는 미국 정보기관들과 위성 서비스 계약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머스크는 그가 경영을 맡고 있는 기업들의 핵심적 인물로서, 그가 리스크에 노출될 경우에는 1조 달러에 달하는 투자자들의 자산과 수만 명의 일자리까지 그 파장이 미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를 포함해 소셜미디어 X(전 트위터), 스페이스X, 뇌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 및 터널 건설업체 더 보링 등 총 6개 기업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한편 머스크의 마약 사용 의혹에 대해 머스크 측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는 "(머스크가)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스페이스X에서 약물 검사를 받고 있고, 한 번도 검사에 걸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머스크의 옹호자들 역시 그의 기행은 창의력의 산물 혹은 정신질환의 결과일 뿐이라며 머스크를 변호했다. 머스크는 2017년에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자신이 양극성 성격장애(조울증)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물은 적이 있고, 또한 2021년 유명 TV쇼 SNL(토요일 밤 라이브)에 출연해서는 자신이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지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