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는 게임 침체기', 영업이익 2021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

2024-01-03 17:03
매출·영업익·수출 일제히 뒷걸음
고용은 중소형사 위주로 감소
모바일 게임 부진·대형신작 부재 악재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국내 게임사의 작년 상반기 실적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적 반등을 이끌 대작의 부재와 기존 주력 수익원이었던 모바일 게임 시장 둔화가 겹친 여파다.
 
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산업의 작년 상반기 매출액은 9조 398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 5460억원)보다 10.9%가 줄었다. 직전 반기(10조 6389억원)와 비교해도 11.7%가 감소했다.
 
상장사 매출 역시 5조 41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2%, 전반기보다 7.4%씩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은 5154억원으로 앞선 4개 반기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분위기도 좋지 못했다. 작년 상반기 게임 수출액은 34억4601만 달러(약 4조500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5.7%, 전반기보단 35.2%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상장사 수출도 11.1%, 0.2%씩 각각 쪼그라들었다.
 
게임산업 종사자 수 역시 8만2225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줄었다. 다만 직전 반기와 비교하면 0.7%가 늘었다. 상장사들은 직원 수를 꾸준히 늘려가는 추세다. 상장사 종사자는 1만582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전반기보다 4.1% 증가했다. 이는 직원 이탈이 주로 규모가 작은 업체 중심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실적 부진을 촉진한 요인은 ‘모바일 게임’의 하락세다. 일례로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2분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보다 67%나 줄었는데, 모바일 매출이 19% 감소한 게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넷마블 역시 모바일 게임의 부진으로 재작년 1분기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작년 2분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일명 ‘리니지 라이크’라고 불리던 비슷한 방식의 게임들이 부진했던 것도 악영향을 줬다. 실적 반등을 주도할 이렇다 할 대작도 부재했다. 신기술로 주목받던 가상현실(VR), 코인, 메타버스(가상공간) 등도 게임산업에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이 와중에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강세를 이루고 있는 해외시장에 대한 진출 장벽도 높아져, 수출에서도 한계가 나타났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그나마 매출 감소를 막는 방어막 역할을 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게임사 125곳 중 20%인 25곳이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했다고 답했다. 제작환경(72%)에 대한 도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후 생성형 AI 도입업체 중 56%가 매출액이 늘었다고 답했다. 종사자 수가 28%가 감소하는 효과도 창출했다. 생성형 AI 도입업체 중 96%는 “앞으로도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아직까지 결과물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결과물에 대한 신뢰도와 창의성을 묻는 질문에는 5점 만점에 각각 2.96점, 3.16점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