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넥슨 역대 최대 116억 과징금 '철퇴'
2024-01-03 12:00
서든에 이어 두번째 제재...과징금 부과액 가중
"향후 지속 감시...공정한 게임 시장 환경 조성 기대"
"향후 지속 감시...공정한 게임 시장 환경 조성 기대"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이 온라인PC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확률형 아이템 판매 관련 거짓·기만행위에 대해 각각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2002년 전자상거래법 시행 이후 첫 전원회의 심의 사건으로 전자상거래법 적용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이다. 종전 최고 과징금액은 2019년 카카오에 부과된 1억8500만원이었다.
이번 과징금 116억원 규모는 영업정지 180일(6개월)에 해당하는 제재 수준이다. 이중 115억9300만원은 메이플스토리 관련 행위에 관한 것이다. 버블파이터 관련 행위에는 과징금 4900만원이 부과됐다.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는 앞서 2018년에도 넥슨이 게임 '서든어택'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9억3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법원이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공정위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4500만원으로 줄었다.
앞서 넥슨은 2010년 메이플스토리에 유료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도입했다. 큐브의 반복구매를 유도하는 방법 등으로 매출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큐브에만 1년 간 최대 2억8000만원(2021년)을 소비한 이용자도 있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넥슨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21년 3월 약 10여년간 큐브 판매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잠재옵션이 적게 나오거나 나오지 않도록 큐브의 확률 구조를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또 넥슨은 큐브의 확률 구조 변경됐음에도 "큐브의 기능에는 변경사항이 없으며 기존과 동일하게 설정된다"고 거짓으로 공지했고 두 차례에 걸쳐 최상위등급으로의 잠재능력 등급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의 확률을 낮추고도 이를 공지하지 않았다.
특히 2021년 넥슨이 확률 공개를 해야 할 상황에서도 블랙 큐브의 확률 변경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메이플스토리 외에도 넥슨의 버블파이터와 관련한 거짓·기만행위도 적발됐다. 버블파이터의 올빙고 이벤트에 사용되는 매직바늘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공지하고 누락하고 거짓 공개한 것이다.
넥슨의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허위·기만적으로 제공해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번 과징금은 위반 기간이 긴 데다 핵심 상품인 큐브와 관련 매출액도 크고 서든어택에 이어 두 번째 위반이기 때문에 과징금 부과액이 가중됐다"며 "서든어택 당시 영업정지 일수는 90일이었고 이 건은 두 번째 위반이기 때문에 2배로 가중해 영업정지 일수를 180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게임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보다 두텁게 보호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온라인 게임시장에서의 소비자 기만행위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소비자 눈높이에 기반한 공정한 게임시장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