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IT)슈노트] AI·고객경험이 핵심…미디어 업계 신년사 모아보니

2024-01-02 17:30
SKB는 올해 'AI 컴퍼니' 도약 시기 선언
고객경험·지역상생 강조한 LG헬로비전
OTT 등 사업 경쟁력 강화 초점 맞춘 CJ그룹

왼쪽부터 박진효 SK브로드밴드(SKB) 대표,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각사]

SK브로드밴드(SKB)·LG헬로비전·씨제이(CJ) 등 방송·미디어 사업을 전개하는 업체가 대내외로 커진 콘텐츠 시장의 불확실성에 맞설 신년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SKB "AI 컴퍼니로 진일보"

인터넷(IP)TV 업체인 SKB의 박진효 대표는 2일 신년사에서 올해를 '인공지능(AI) 컴퍼니'로 진화하는 시기로 선언하고 회사 전 영역에 AI 일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박 대표는 "올해는 미디어 소비동향 변화와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을 넘어 국가와 진영 간 갈등으로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 영역에 AI의 일상화를 추진해 AI 컴퍼니에 한 걸음 더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AI 기반 IPTV Btv를 연계한 서비스를 가구 내에 제공한다. 이를 통해 방송·인터넷 시장 내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DCIM) 등 이미 AI 기술을 적용한 데이터센터 사업은 고객 사례 확대에 주력한다.

이와 함께 미디어 영역에서는 비디오 클라우드 스트리밍(VCS)을 제공하는 등 AI와 여러 기술을 접목한 테크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인프라 영역에도 AI와 기술 가치를 더해 경쟁사와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혁신의 단초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박 대표는 "2024년은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도약해야 하는 해"라며 "힘차게 승천하는 청룡처럼 AI 컴퍼니로 진화하며 더 큰 성장을 만드는 한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조직·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습하며 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객경험·지역상생' 강조한 LG헬로비전

케이블TV 사업자 LG헬로비전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함과 동시에 지역상생 가치를 추구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전략에 속도를 낸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는 2일 열린 신년 대면 시무식에서 "올해도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인 만큼, 고객가치 혁신을 통한 정공법으로 위기돌파에 나서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핵심 사업 축으로 '홈(방송·인터넷)'과 '지역'을 꼽았다. 신사업 강화에도 힘을 싣는다. 송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홈 사업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한편, 문화·관광, 교육, 커머스 등 지역 3대 신사업을 중점 추진해 차별화된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 사업 전략에는 지역상생 가치도 포함됐다. 올해를 로컬 크리에이터 도약 원년으로 삼고 지역 중심의 성장을 본격화하자는 의지를 내세웠다.

아울러 송 대표는 경기 침체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해 사업구조·조직문화를 개선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알뜰폰·렌털을 넘어 지역 신사업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고객 중심 조직문화를 내실화하며 철저한 체질개선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CJ "글로벌 1등 회복해야"

CJ ENM을 콘텐츠 자회사로 둔 CJ는 미디어 부문 경쟁력이 약화된 데에 경각심을 갖고 임직원이 그룹 핵심 가치인 '온리원(ONLYONE)'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일 사내 방송을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 그룹은 외부 경영 환경과는 별개로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과거의 위기는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외부 충격에 의한 일시적 위기였다면 지금의 위기는 우리의 현실 안주와 자만심 등 내부 요인에 의한 것으로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부문의 사업 성과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우리는 넷플릭스·쿠팡 등 새로운 혁신적인 경쟁자가 등장해 우리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고, 게다가 후발주자들이 우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했다. CJ ENM은 OTT 자회사 티빙을 두고 있다.

손 회장은 "우리가 현실에 안주하는 동안 온리원 정신은 희미해졌다"며 "온리원 정신은 모든 면에서 항상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하고, 달성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1등이 아니라 경쟁자가 감히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역량을 갖춘 압도적 1등, 나아가 글로벌 1등이 돼야 함을 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직원에 "모두가 1등을 하겠다는 절실함, 최고가 되겠다는 절실함,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올해는 그룹의 핵심 가치인 온리원 정신을 재건하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