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發 감원 바람…세계 20대 은행, 올해 6만명 해고했다
2023-12-26 15:56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대 규모
UBS, 1만3000명 해고로 최다
내년에도 해고 물결 계속
UBS, 1만3000명 해고로 최다
내년에도 해고 물결 계속
세계 상위 20대 은행이 올해 6만명 이상을 해고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허리띠를 졸라맨 영향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은행 20곳은 올해 최소 6만1905명을 해고했다. 이는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들 은행이 14만명 이상을 해고한 이래 최대 규모다.
20대 은행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은 인력을 해고한 곳은 스위스 은행 UBS다. UBS는 지난 3월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한 후 11월까지 총 1만300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이 인수의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추가 해고를 예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몇 달 내에 UBS가 약 수천명을 더 해고할 것으로 예상했다.
2번째로 인력 해고가 큰 은행은 미국 은행 웰스파고다. 웰스파고는 최근 전 세계 직원 수가 전년 대비 1만2000명 줄어든 23만명이 됐다고 밝혔다. 3분기에만 7000명을 해고하면서, 퇴직금으로 1억8600만 달러(약 2400억원)를 지출했다. 웰스파고는 추가 퇴직금 비용으로 최대 10억 달러를 확보했다. 이는 앞으로 수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는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이들 주요 은행들의 인력 감축은 전체 직원의 5% 미만 수준이다. 그러나 유동성 위기를 겪는 영국 메트로 은행은 전체 직원의 5분의 1을 감축할 계획을 세우는 등 일부 은행들은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금융권 해고 바람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올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린 영향이다. IPO(기업공개) 시장 등의 위축으로 각 은행들의 투자은행 부문은 2년 연속으로 수수료 수익이 급락했다. 실적 악화를 인력 해고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은행 부문이 활기를 되찾지 않는 한 올해의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HSBC, 코메르츠방크, 유니크레디트 등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인력을 줄여온 일부 대형 은행은 올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