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MONEY] 서울 vs 경기 무제한 교통카드, 실제 출퇴근 적용해보니
2023-12-26 17:48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vs 경기도 더경기패스…무제한 교통카드 혜택 비교
2024년부터 서울시, 경기도에서 대중교통비를 할인해 주는 무제한 교통카드 서비스가 각각 도입합니다. 서비스마다 적용 대상과 할인율이 다른데요.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의 입장에서 얼만큼 이득이 되는지 기자들이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월 6만2000원·6만5000원으로 대중교통 무제한…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월 6만 원대 금액으로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내년 1월 27일 시범 도입됩니다.
서울 지역 내 지하철과 서울 시내·마을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요. 지하철은 서울 지역 내 1~9호선, 신림선, 우이신설선, 수인분당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서울~김포공항에서 쓸 수 있습니다. 지하철 신분당선과 경기·인천 등 다른 시·도 면허 버스, 요금 체계가 다른 광역버스, 심야버스는 서울 구간이라도 이용이 제한됩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 이용 여부에 따라 요금제는 두 종류로 나뉩니다. 따릉이 이용권을 포함하면 월 6만5000원, 지하철과 버스만 이용한다면 월 6만2000원입니다.
기후동행카드의 판매 시점은 내년 1월 23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실물 카드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구매할 수 있고 구매 후 '티머니 카드&페이' 홈페이지에서 카드를 등록한 뒤 역사 내 무인 충전기에서 금액을 충전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카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티머니'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회원가입 후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아 금액 충전 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1월 말부터 시범 운영 시작해 7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 주목…The(더) 경기패스
경기도는 내년 7월부터 노선 제한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민에게 교통비 일부를 돌려주는 The(더) 경기패스(경기패스)를 도입합니다.
경기패스는 대중교통비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국토교통부의 'K패스' 사업에 경기도민 혜택을 더한 것인데요. K패스는 월 21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 시 '60회' 한도에서 이용 금액 20~53% 교통비를 현금으로 돌려줍니다. 이와 유사한 경기패스는 대중교통 21회 이상 이용 시 교통비 환급 한도가 '무제한'입니다.
경기패스는 기후동행카드처럼 정기권을 매달 충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용한 교통비 일부를 환급해 주는 것으로, 환급률은 일반 20%, 청년 30%, 저소득층 53%로 차등 적용됩니다. 또 경기패스에서 보다 많은 환급률이 적용되는 청년 나이는 19~39세이고요.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었던 광역버스나 신분당선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제한' 이용 vs 환급…나에게 더 유리한 서비스는?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경기도 더경기패스, 어떤 서비스가 나에게 더 이익이 될지 따져보려면 주된 이동 경로부터 월 이용 횟수까지 꼼꼼하게 알아봐야 합니다.
한 달에 21번 이상 대중교통을 탄다면 무제한 교통카드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기자가 광화문에 있는 회사로 출퇴근할 때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게 된다면 한 달에 얼마나 아낄 수 있을지 계산해 봤습니다. 지하철 4호선 노원역을 출발해 5호선 광화문역까지 드는 교통비는 1회당 1600원. 이를 기준으로 월 40회 출퇴근한다고 가정하면 월 6만4000원의 교통비가 발생합니다. 겨울철 따릉이를 이용하지 않는 한 월6만2000원 이용권을 쓸 경우 한달에 2000원, 저가 커피 한 잔 값을 아낄 수 있네요. 물론 출퇴근만 하진 않을 테니 여기에 개인 일정을 더한다고 하면 그 혜택 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주 이동 경로가 서울인 경우, 출퇴근뿐만 아니라 외출에서도 대중교통을 자주 탄다면 기후동행카드가 이득입니다.
다만 월 41회 미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서울 안에서 환승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서비스로 인한 실질적인 혜택은 없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기자도 한 번 계산해 봤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에 거주하는 기자가 광화문역까지 출근할 때 광역버스와 서울 지하철 등을 이용할 경우 편도 비용은 약 3000원입니다. 월평균 출퇴근에만 12만원의 교통비가 듭니다. 현재 기자는 경기도가 정하는 청년 나이 19~39세에 해당하기 때문에 환급률 30%를 적용받아 3만6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기후동행카드는 출퇴근길에 이용해야하는 신분당선과 광역버스에서 사용할 수 없어 아예 고려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엔 지하철 서울로 이동이 가능한 김포시에서 출퇴근을 가정해 봤습니다. 일일 편도 대중교통 이용료는 약 1800원, 월 40회 출퇴근만 계산할 시 7만6000원으로 경기패스를 이용한다면(환급률 30% 적용) 2만2800원이 환급돼 5만3200원의 교통비가 드는 셈입니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한다면 월 약 6만5000원(김포골드라인 적용)으로, 1만1000원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경기패스가 이익이죠.
서울과 경기를 넘나들며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이나 신분당선 등 기후동행카드에서 적용되지 않는 지하철 노선을 자주 이용하는 통학생의 경우 기후동행카드보다 경기패스가 이득입니다.
내년 첫선 보이는 무제한 교통카드…실질적 지원책 되려면
내년 1월말 전국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무제한 교통카드 시범 도입하는 서울시는 이후 지하철과 버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해 개인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옵션 요금제 개발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시범 기간 중에도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희망하는 자치단체와 적극 협의해 이용 범위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7일 인천시와 광역버스 기후동행카드 참여 협약을 맺었고, 이달 7일에는 김포시와 김포골드라인 및 김포 광역버스 참여 협약을 체결한 바 있죠.
경기도는 비슷한 서비스인 K패스를 도입하는 국토부와 업무 협조를 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경기도는 관내 31개 시군과 경기패스 등 지원사업에 대한 의견 수렴도 거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에서만 하루 750만명의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 이용 지원 혜택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자체 간 긴밀한 협의와 촘촘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