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다 마오 오셨네' 중국에선 성탄절보다 뜨거운 毛탄절
2023-12-18 12:59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추모 열기
毛 혁명일생 담은 드라마·영화 방영
미·중 갈등, 경기침체 속 애국심 북돋나
毛 혁명일생 담은 드라마·영화 방영
미·중 갈등, 경기침체 속 애국심 북돋나
오는 26일 중국 혁명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 탄생 130주년을 앞두고 중국 대륙에 추모 열기가 뜨겁다. 마오쩌둥의 혁명 생애를 그린 영화·드라마가 줄줄이 방영되고 각종 심포지엄도 열린다. 특히 미·중 갈등 격화, 중국 경기 침체 분위기 속 중국 당국은 서양의 예수 그리스도 탄생일인 12월 25일 성탄절보다 마오쩌둥 탄생일인 12월 26일 '마오탄절(毛誕節)'을 띄우며 애국심을 북돋우는 모습이다.
18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마오의 혁명 생애를 담은 드라마 '창망한 대지에 묻다(問蒼茫)'가 지난 12일부터 국영중앙(CC)TV 1채널에서 방영 중이다. 1921년부터 1927년까지 청년 마오쩌둥이 중국 공산당 혁명 노선을 모색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마오의 고향이 위치한 후난성 당 선전부가 직접 드라마 제작 지도를 맡았다.
후난 제1사범대를 졸업한 청년 마오쩌둥이 마르크스 사상을 열렬히 신봉하면서 중국 공산당 혁명에 참가하기까지 여정을 다룬 드라마 '곤붕격랑(鲲鹏击浪)'도 18일 방영된다. 이달 말 마오의 혁명 이야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 '광명을 향하여(向光明)'와 영화 '출발(出發)'도 방영을 앞두고 있다.
사오산 현지 마오쩌둥 생가에도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은 2021년 마오쩌둥 생가를 대대적으로 복원해 전국 애국주의 교육 시범기지로 조성했다.
마오쩌둥 혁명 사상을 연구하는 심포지엄도 열리고 있다. 이달 초 안후이대학에서 중앙당교, 사회과학원, 옌안간부학원, 베이징대 등에서 100여 명의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국대학 마르크스주의 발전사학과 건설발전포럼 및 마오쩌둥 동지 탄생 13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이 대표적이다.
다만 기고문은 시진핑 주석을 향한 찬양도 빼 먹지 않았다. 기고문은 "18차 당대회 이후 새로운 위대한 투쟁에서 시진핑 총서기라는 중망 높은 당의 핵심이자 인민의 영수, 군 통솔권자를 갖게 된 것은 당과 국가의 행복이자 인민의 행복, 그리고 중화민족의 행복"이라며 시진핑 주석을 마오쩌둥과 동일한 반열에 올려놓았다.
실제로도 중국은 마오쩌둥을 향한 지나친 숭배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특히 대다수 행사는 정부나 공공기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민간 차원 행사는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극좌 성향의 학술 웹사이트 '우유즈샹(烏有之鄉)'은 16일 게재한 글에서 베이징에서의 각종 마오 탄생 기념행사가 방해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보는 이에 대해 "마오 추종자들의 조직적인 행동과 지나친 개인숭배 행위를 막기 위함"이라며 "과거 마오 시대를 향한 그리움이 현 지도부를 향한 불만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올해도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마오 탄생 130주년을 맞은 26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의 마오쩌둥 주석 기념당을 함께 찾아 참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 10년을 주기로 마오쩌둥 탄생일을 대대적으로 기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