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암 생존율 '깜짝', 환자의 70% 달해···"전 세계 최고 수준"

2023-12-15 16:54
대한암학회, 국내 최초 '암연구동향 보고서 2023' 발간
사망원인 1위 역시 '암'···"신약 허가, 급여도입에 대한 제도적 개선 요구"

대한암학회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 보고서 2023’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김태용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암 질환 관련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이효정 기자]

우리나라 암 생존율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인구의 4%가량이 암 질환을 경험한 환자인 가운데, 이들 중 70%가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그간 암 환자 규모가 계속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암 진단과 치료 기술의 발전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암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질병으로, 관련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암학회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 보고서 2023’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외 암 연구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암 진단 및 치료원칙, 암종별 역학통계, 국내 암 분야 기초연구 동향 및 임상시험 현황, 미래 암 진단 및 치료기술과 관련 시장 분석까지 각 분야별 암 연구 동향이 광범위하게 총망라됐다.

대한암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암 신규 환자는 24만7952명으로, 2000년 대비 14만4896명 증가했다. 암으로 진단받고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마친 암 경험 환자 수는 2020년 기준 227만6792명으로 전체 인구의 4.4%에 달했다.

오승택 대한암학회 회장(가톨릭의대 교수)은 “국내의 경우 2020년 25만명이 새로 암에 걸리고, 8만명이 암으로 사망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인해 생명과 건강, 일상의 행복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암 환자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암 사망률은 40% 가까이 줄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대비 2021년 암 사망률은 37.4%p 감소했다. 암 상대 생존율은 2000년 46.5%에서 2016년 70.7%로 조사됐다.

보고서 발간위원장인 김태용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높은 암생존율은 암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 체계적인 국가암예방 조기검진사업으로 인한 건강검진 수검률 향상에 따른 조기암 발견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암 연구에 헌신해 온 의학계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그리고 암 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민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전체 질환 중 사망 1위인 암 질환 발생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 사망자 수는 지난 2001년 5만9288명에서 2021년 8만2688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에 따라 암 치료와 함께 암 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특히 암 치료제의 실제 임상에서의 사용은 규제기관의 승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항암제의 국내 승인은 미국 대비 평균 3~4년 정도 늦다”면서 “급여까지는 추가적으로 1~2년이 소요돼 실제 국민에게 사용되기까지는 통상 4~6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표준치료가 늦게 도입되는 것은 물론 임상시험의 기회에도 제한이 생길 수 있어 신약의 허가와 급여 도입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암 관련 시장은 전체 치료제 및 진단 시장의 약 10~18%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 3270억 달러 규모의 성장이 예상되며, 국내 암 관련 치료제 및 진단 시장의 규모는 2018년 11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22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