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6·25 참전 네덜란드 용사에 '영웅의 제복' 수여..."만나게 돼 영광"

2023-12-14 03:03
'헤이그 특사 파견' 리더잘 및 이준 열사 기념관 방문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부인 김건희 여사(오른쪽)가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만찬사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네덜란드 용사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영웅의 제복'을 전달했다. 영웅의 제복은 정부가 올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 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옷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용사 간담회에서 "수교 이래 첫 국빈 방문을 통해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네덜란드의 한국전쟁 참전 용사 및 유가족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네덜란드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 영국, 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우리나라에 전투부대 파병을 결정한 나라다. 횡성 전투와 인제 전투 등에서 공을 세우고, 휴전 이후에도 1954년 10월 1일까지 휴전선 방어 임무를 수행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리더잘(기사의 전당)'과 이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해 순국선열을 추모했다. 대한제국 고종이 당시 이준·이상설·이위종 등 특사를 파견해 일제가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지만 강대국들의 무관심에 뜻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장소다.
 
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업무 오찬을 한 뒤 함께 리더잘로 이동해 만국평화회의 관련 전시물을 관람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리더잘은 현재 개·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라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며 "네덜란드 측에서 리더잘이 우리 주권 회복 역사에 지니는 의미를 이해하고 방문을 적극적으로 주선해줬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뤼터 총리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홀로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았다. 이준 열사 기념관은 유럽에 유일한 한국 독립운동 기념 장소다. 윤 대통령은 이준 열사가 사용하던 방과 고종이 수여한 만국평화회의 특사 신임장 등 전시물을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