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파인만·오펜하이머 키운다"…KAIST, '24살 박사' 과정 운영

2023-12-12 08:49
학부 3년+석박통합 4년 연계…2025년부터 운영
과학영재 단기간에 박사급 인력으로 성장 목표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경 [사진=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2025년부터 학·석·박 통합 7년 과정을 개설한다. 리처드 파인만·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처럼 20대에 박사 학위를 받은 천재 공학자를 국내에서 양성하기 위해서다.

KAIST는 대학 학사과정 입학 후 7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3+4 TUBE(튜브)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20대 박사를 특별 육성하기 위해 학사와 석박사 통합과정을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튜브'라고 이름 붙인 이 프로그램은 학사 3년 과정을 포함해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는 패스트 트랙 교육 과정이다. 영재학교·과학고 영재교육 과정을 거쳐 18세에 KAIST에 입학한 학생이 튜브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24세에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튜브 프로그램은 학사 3학기나 4학기를 이수하고, 일정 수준의 성적을 보유한 최상위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선발 학생은 밀착 지도교수가 배정되는 등 특별한 혜택과 관리를 받는다.

학사 3학년인 연계과정 1년 차에는 기존 제도와는 다르게 대학원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할 자격을 부여한다. 이렇게 취득한 학점은 학사과정 졸업 이수학점을 채우는 것과 동시에 해당 과목의 대학원 과정 학점으로 인정한다. 대학원 연구실에 소속돼 기본적인 연구 활동을 수행하며, 각 학과 기준에 따라 박사 진입에 필요한 추가적인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학생은 학사학위 취득 이후 곧바로 박사 과정으로 진입한다. 이때는 일반적인 석박사 통합과정과 동일하게 박사학위 취득 과정을 밟게 될 예정이다. 병역 미필 남학생은 박사 3년 차에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다. 20대 중반에 박사학위 취득과 병역을 마치고 창업·취업·박사후연구과정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본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다.
 
학·석·박 통합 7년 과정 '튜브 프로그램' [사진=KAIST]

KAIST 튜브 프로그램은 연계 과정 1년 차에 학사 마무리와 박사 과정 진입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 유사 제도와 차별성이 있다. 속진 교육 제도를 시행해 온 기존의 풍부한 경험과 과학고·영재학교 출신 학생이 다른 대학보다 많다는 학교 특성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영재교육 과정에서 선이수학점제 등으로 대학의 기초 교과목을 이수한 상태로 입학한 학생들이 튜브 프로그램에 지원하면 선학점이수제도 실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게 KAIST 측 설명이다.

KAIST는 프로그램 도입을 희망하는 학과를 중심으로 빠르면 오는 2024년에 학생을 선발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계 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과학고·영재학교 출신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동기 부여가 돼 있는 KAIST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튜브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이도헌 KAIST 교무처장은 "튜브 프로그램은 연구에 흥미와 재능이 있는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가 복잡한 절차 없이 KAIST에서 최대한 빠르게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하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