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영입인재 인터뷰] 당 분위기 반전 모색...저출산, 여성, 아동 집중

2023-12-11 04:00
與 지난 8일 1호 인재 5명 영입
이수정 교수 "수원 정 당 요청...안전한 사회 조성 필요"
하정훈 원장 "출마 안해...저출산 문제 전문가 역할할 것"
인물난으로 인한 참신성 떨어진단 지적도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인재 영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제는 인재들의 대결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혁신위원회를 조기에 종료하고,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1호 영입 인재를 발표하면서 인재 영입 방향성을 드러냈다. 당은 청년 및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국민안전, 보육 분야 전문가 등을 전면에 내세워 '저출산 타개', '인신매매 방지', '자립준비청년 교육', '소재산업 발전' 등 5개 의제를 띄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힘 1호 영입 인재는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윤도현 자립준비청년 지원 (SOL) 대표, 박충권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 구자룡 변호사 등 5명이다.

이들이 정치권에 뛰어든 것도 당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이수정 교수는 여성과 아동에 관한 법률 재정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교수는 "정치인이 돼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청소년 성매매, 영아 매매 등 입법을 위해서라도 (정치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안심을 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며 청소년과 아동이 안전한 사회 구성에 힘쓸 예정이다. 그는 경기 수원 정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영입 인재 중 2002년생으로 최연소인 윤도현 SOL 대표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관심이 높다. 윤 대표는 "일시적인 재정적 자립 지원은 한계가 있고 그 이후가 더 중요한데 이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주어지는 정착금 등 지원금은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져야 잘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법과 정책은 그런 부분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윤 대표는 오는 19일 '예방'에 방점을 둔 자립 정책 제안을 준비 중이다. 윤 대표는 비례대표 출마나 임명직 활동이 점쳐지고 있다.

하정훈 원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하 원장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불출마는) 당과 처음부터 상의가 된 것"이라며 "저출산 문제를 전문가적 위치에서 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이를 낳고 싶은 '문화' 복원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현행 출산·육아정책이 경제적·제도적 지원과 같은 '하드웨어'에 집중돼 있다면, 출산·육아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와 같은 '소프트웨어' 발전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하 원장은 "돈이 없어 못 키우면 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안 들게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으나 당 내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출마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은 소재산업 발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탈북민 출신인 박 연구원은 남북관계 정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저격수'로 불리는 구자룡 변호사도 출격한다. 구 변호사는 각종 방송에 패널로 출연, 민주당 내 사법리스크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얼굴을 알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1호 영입 인재를 놓고 정국과 선거 판세를 바꿀 만한 파괴력은 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국민의힘의 설명과 달리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인물로 구성됐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당이 이번 총선도 이재명 사법리스크 프레임으로 가려고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사회적 약자와 동행, 미래 약속, 질서 있는 변화 이렇게 예고를 했는데 그 콘셉트에 과연 맞는 인선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인재 영입 1호 인사로 박지혜 변호사를 낙점했다. 박 변호사는 환경단체에서 기후변화 관련 활동을 펼쳐 온 여성 법률가다. 당 인재위원회는 그간 30·40대 여성 전문가를 중심으로 1호 영입 인재를 물색한 끝에 박 변호사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변호사는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포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상임 고문으로 올라 있다. 당 안팎에서는 그간 이 대표가 '기후위기 시대 대응' 등을 강조해 온 만큼 박 변호사 영입으로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극복 등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