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노사 갈등…카카오 "노조 활동, 사전 협의해야"
2023-12-06 08:51
지난 4일 카카오 노조 피켓시위에 대해 첫 공식 입장
노조 "모든 노조활동에 대한 사전협의 요구는 과도"
노조 "모든 노조활동에 대한 사전협의 요구는 과도"
6일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노조에 공문을 발송해 노조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회사를 비판하는 취지의 '아지트(카카오 온라인 사내게시판)' 게시물을 게시하고 있고, 지난 4일 오전 회사 로비를 점거해 손팻말 시위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온·오프라인 형태의 시설, 장비, 장소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이용하지 말라고 노조 측에 요구했다.
카카오는 또 공문에서 "노조는 회사의 물리적인 오프라인 장소는 물론 사내 온라인 전산망 등을 이용해 조합 활동을 진행하고자 할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반드시 회사와 사전 협의 프로세스를 먼저 실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반발했다. 모든 노조 활동에 대해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노조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요구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실제 카카오 단체협약에는 회사 전산망을 통해 전체 직원을 수신인으로 할 경우에만 사전에 협의한다고 돼 있어 이번 경우에 적용되기 어렵고, 노조 설립 이후 지금까지 피켓시위와 같은 조합 활동에 대해 회사 측이 공개적으로 금지요구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지난 5년간 조합 활동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조합원 게시판에 수많은 글을 남겼지만, 게시글에 대한 제한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그간 지속적으로 카카오 아지트에서 다양한 형태의 홍보활동과 피켓시위를 진행했음에도 큰 마찰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서 지회장은 "지난 월요일 비상경영회의 시간에 맞춰 피켓시위를 진행하자마자 홍은택 대표 명의로 발송된 첫 공식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니 실망스럽다"며 "대화와 협의 없이 만들어진 셀프 쇄신안이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사측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어 "진정한 쇄신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마저 탄압하는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며 직원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