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개각 앞둔 산업부 뒤숭숭...'일하는 장관' 희망 분위기

2023-12-05 16:00
방 장관 '총선 차출론' 계속...장관직 놓고 험지 출마 '글쎄'
올해 말까지 순차 개각...이르면 이번 주 중 추가 개각할 듯
업무 과중 부담에 유임 기대 vs 일하는 장관으로 교체 희망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0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4일 발표된 개각 명단에선 빠졌다. 여당이 방 장관의 총선 차출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교체 가능성은 여전하다. 

산업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방 장관은 취임 후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임기 대부분을 해외 출장 일정으로 채웠다. 챙겨야 할 이슈가 수두룩한 가운데 무역·통상과 에너지 정책에서 성과를 낼 '일하는 장관' 부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 경기도 수원 출신인 방 장관에게 지역구 출마를 권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원 수성고 출신인 방 장관의 지역과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내년 총선에서 승기를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수원은 여당 입장에서 험지다. 수원 내 5개 선거구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텃밭'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방 장관도 취임 후 석 달이 채 되지 않아 장관직을 내려놓는 게 부담스럽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사생활을 다 공개하면서 청문회를 통과한 지 3개월도 안 됐는데 직을 버리고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산업부 장관 교체설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전체 19개 부처 중 10명 안팎의 장관을 순차적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 추가 개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방 장관이 2차 개각 명단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산업부 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9월 말 취임 뒤 곧바로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몰두하면서 부처 주요 이슈였던 수출 회복과 원전 생태계 복원 등 에너지 정책 강화에 전념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방 장관 유임을 기대하기도 한다. 개각이 이뤄지면 인사청문회와 업무보고 절차에 착수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챙겨야 할 일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후임 하마평에는 우태희 전 산업부 차관이 언급된다. 우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통상교섭실 실장과 통상 차관보를 역임해 전문성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산업부를 떠난 지 오래돼 정책 운영 감각이 약화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 전 차관 임명설에 선을 긋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는 우 전 차관 역시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사가 차기 장관 후보자로 낙점될 가능성은 작다"며 "방 장관이 계속 자리를 지키거나 개각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도 우 전 차관은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