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자 정하고 들러리" 고객센터 S/W 유지보수 입찰 담합

2023-12-04 12:00
2019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3년간 짬짜미
낙찰자·들러리 정하고 투찰가격 합의하는 수법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약 3년간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채널라이선스(말로 하는 ARS) 소프트웨어(S/W) 외 유지보수 등 10건의 입찰을 짬짜미로 나눠 먹은 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정보기술, 티앤아이씨티, 에스지엠아이, 덱스퍼트 등 4개 컴퓨터 통신기기 및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사업자의 입찰 담합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5300만원(잠정금액)을 부과했다고 4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로 보면 다음정보기술 7200만원, 티앤아이씨티 5900만원, 에스지엠아이 5800만원, 덱스퍼트 6400만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약 3년간 한국전력공사 및 한전케이디앤(KDN)이 발주한 채널라이선스 소프트웨어 외 7종 유지보수 등 10건의 입찰에서 담합했다. 담합은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미리 정하고 들러리를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한전과 KDN의 고객센터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덱스퍼트는 다음정보기술, 에스지엠아이, 티앤아이씨티를 섭외해 낙찰예정자 또는 들러리로 입찰에 참가하도록 하고 이들과 물품구매계약 등을 통해 기술지원을 했다. 이후에 덱스퍼트는 자신이 입찰참가자격을 갖추게 되자 직접 들러리를 섭외해 입찰을 따냈다.
 
이득규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이번 조치는 공공부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발생한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한 건으로 담합의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담합으로 공공 입찰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고 부당 이익을 추구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과징금 등 엄정한 조처를 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공공부문 소프트웨어 시장의 입찰 담합 근절을 위해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