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득 반등했지만 지출 더 늘어…먹거리·이자 비용 부담 여전

2023-11-23 12:00
통계청 3분기 가계동향조사…가계지출 증가율 소득 상회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자료=통계청]

올해 3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반등했지만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가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503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같은 기간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2% 증가했다. 올 3분기 평균 3.1%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경우 실질소득이 0.2% 늘었다는 뜻이다. 

실질소득 증가율은 고물가의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줄거나 보합세를 나타냈다. 특히 올 2분기에는 1년 전보다 3.9%나 줄면서 17년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올 3분기 실질소득은 근로소득과 이전소득이 증가하면서 반등했다. 전체 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322만3000원으로 3.5% 증가했다. 최근 고용시장 호조가 반영된 결과다. 

이전소득도 72만9000원으로 14.5% 늘었다. 통계청은 지난해까지 0세부터 1세 가구에 지급했던 영아수당이 올해 부모급여로 바뀌면서 지원 금액이 35만원에서 70만원까지 늘어난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업소득은 98만4000원으로 0.8% 줄었다. 고물가에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 이자 등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월평균 가계지출은 387만100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0% 증가했다. 소득 증가율을 넘어서는 규모다. 3분기 소비지출은 3.8% 늘어난 280만8000원, 비소비지출은 4.3% 증가한 106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43만1000원으로 6.0% 늘었고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29만원으로 7.9%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에서는 이자비용이 24.2% 늘며 여전히 고금리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등소득은 397만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소비 지출과 저축 등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흑자액은 116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 늘었고 흑자율은 29.3%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0.7%로 5.1%포인트 상승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실질소득이 지난해 고물가의 영향으로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플러스로 전환됐다"며 "소비지출 증가율은 2022년 3분기부터 5분기 연속으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상회했지만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차이는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