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영 정상, '다우닝가 합의' 체결...尹 "혈맹 동지, 못할 일 없다"

2023-11-23 03:18
수교 140주년에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격상...수낵 총리 "韓 32조 투자는 신뢰의 증거"
법적 구속력 없는 정치적 합의...안보(8개), 경제(26개), 지속가능 미래(11개)
2050년까지 원전 3배 증가, 글로벌 재생에너지 용량 3배 증가 등 약속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영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하고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에 서명했다. 수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과 영국의 관계는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국방, 경제, 미래 협력 등 전방위적 협력 토대를 구축하게 됐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발표한 합의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심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다우닝가 합의'에 오늘 서명한다"며 "이를 통해 양 국가, 경제 및 국민 간의 관계가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목표치로 격상될 것이며, 이는 이번 세기와 그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상회담에 앞선 환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과 영국의 관계를 "그야말로 혈맹의 동지"라며 "경제 협력이라든지 과학기술 협력에 있어서 우리가 못 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영국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함께 기대해 나가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윤 대통령께서 영국을 국빈 방문한 것은 영국과 한국 간의 깊은 관계와 우정의 특징"이라며 "우리가 서명하게 될 다우닝가 합의를 통해 그러한 관계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영국에 약 200억 파운드(약 32조6150억원)의 투자를 하게 될 텐데 그러한 투자 규모야말로 한국 기업이 영국 기업에 대한 신뢰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다우닝가 합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합의 문서(political document)로, 양국 관계 발전의 청사진 및 이행 계획을 제시했다. 크게 안보(8개 과제), 경제(26개 과제), 지속가능한 미래(11개 과제) 분야로 나뉜다.
 
우선 국방·방산에서는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 신설 △국방협력 양해각서(MOU) 추진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공동 순찰 △사이버안보 분야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방산 공동수출 MOU 체결 등을 추진한다.
 
이는 한반도 문제 협력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 차원의 번영과 안보에서도 한국과 영국이 행보를 맞추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경제 분야는 과학기술과 무역·투자가 주요 축이다. 과학기술은 △디지털 파트너십,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 우주 협력 MOU 체결 △양자기술, 합성생물학 분야 협력 △차기 '미니 화상 AI 안전성 정상회의' 공동 개최 등 AI 분야 협력 확대 등이 포함됐다.
 
무역·투자는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개시 선언 △한·영 경제금융 대화체 설치 △한·영 상호 투자 협력 채널 구축 △한·영 공급망 대회 개최 △한·영 세관상호지원협정 체결 등이다.

양국은 2021년 발효된 한‧영 FTA 개선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영국은 독일에 이어 유럽 2위 경제 대국이지만, 한국과 영국 간 교역 규모는 작년 기준 유럽 내 6위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디지털 통상 활성화 등 보다 자유로운 교역과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각오다.
 
끝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분야에서는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해상풍력 MOU 체결 △원전분야 광범위한 협력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소 단계적 폐지 △2050 탄소중립 달성 협력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 체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재정기여 증대 등에 합의했다.
 
특히 한국과 영국은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글로벌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체제의 탈탄소화 촉진을 협력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원자력발전 3배 증가, 글로벌 재생에너지 용량 3배 증가 및 글로벌 에너지 효율 2배 증가 등 분야별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